200억 가진 노동조합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 "여기에 오기 전에 썩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와서 보니 생각 이상으로 심하다"
한때 검찰에서 '강골 검사'로 유명했던 정성복 KT윤리경영실장은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KT의 관행적인 비리에 개탄하면서 '부패척결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기업'으로의 변신을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지난 1월 이석채 회장이 KT의 투명경영 확대와 내부 비리 근절을 위해 영입한 인물로 KT 내의 사정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다음은 정 부사장과의 일문 일답
--와서 보니 어떤가
▲올 때부터 외부에서 KT가 썩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들어와서 한달 반 보니까 비리행태가 상상 이상으로 심했다. 많은 분야에 여러 형태가 있었다. 이거 안되겠다 싶었다. 과거 비리는 덮고 갈 수 없다. 도려내야 한다. 지금 전방위적인 감찰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일은
▲감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경험 있는 상무로 담당 임원을 교체하고 직원도 10명에서 20명으로 확대했다. KTF와 합병하면 담당 인력을 최대 25명까지 늘릴거다. 이는 대검 감찰반이나 법무부보다 큰 조직이다. 전국에서 동시에 일을 할 수 있다. 청렴강직한 직원을 엄선했고, 직원도 소명의식과 사명감으로 충만해 있다.

   --이번에 무더기로 비위 임직원을 적발했는데
▲일선 지사장 시절에 거액을 유용한 임원이 있어 조사해서 면직하고 형사고발했다. 이건 일부분이다. 이 건이 직원들에게 경종을 울릴 거다. 조사를 하면서 보니 그동안 관행적인 선배, 상사의 비리를 보고도 옆에서 말못하고 가슴앓이 하는 직원이 많았다. 어떤 직원은 전화로 울면서 얘기하기도 했다. KT에서의 비리는 공공연히 저질러진 것이다.

   --앞으로 조사 계획은
▲다른 지역도 조사할 거다. 자료 등이 발견되면 덮고 넘어가지 않겠다. 다 보려고 한다. 장기적으로 자회사 손회사에도 문제 있으면 담당 직원을 독려하고 필요하면 파견을 나가서 조사하겠다.

   --감찰이 너무 심하다는 내부 반발도 있을 것 같은데
▲남중수 전 사장의 구속 이후 정신적 공황에 빠졌던 직원들은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하지만 개혁에 대한 피로는 빨리 느끼는 법이다. 반발할 수도, 복지부동할 수 있다. 하지만 KT가 성장하려면 과거의 비리를 덮고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사정작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나 이석채 회장은 회사를 살리고자 온 것이다. 지속가능한 성장기업으로 KT를 만드는 게 의무다. 내가 악역을 맡고 회장은 성과내서 이익내면 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협력사에 대한 감찰을 직접 하다보니 깨끗해졌다. KT도 깨끗한 기업으로 시장에서 신뢰받으면 주가도 올라가고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y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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