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27일 공시불이행 사유로 지정 예고
르완다 정부 등 4곳, 국제중재 3억8600만달러 반소
KT, 21일 소송 확인하고 23일 공시…이틀 지연 문제

KT가 르완다 정부 등으로부터 약 512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 사실을 지연 공시해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27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KT에 대해 ‘소송 등의 제기·신청(일정금액 이상의 청구)’ 관련 지연공시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가 문제 삼은 것은 KT가 지난 21일 확인한 국제중재 반소 사건을 이틀 뒤인 23일 공시한 사실이다.
KT는 지난 23일 르완다 정부 등 4개 기관이 상설중재재판소(PCA) 국제중재 절차에서 자사를 상대로 3억8600만달러(약 5124억1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반소를 제기한 기관은 르완다 정부, 르완다개발청(RDB), 르완다사회보장위원회(RSSB), AGDF 코퍼레이트 트러스트 등 4곳이다.
이번 국제중재 분쟁은 KT가 르완다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한 4세대 이동통신(4G LTE) 사업에서 비롯됐다.
KT는 2013년 르완다 정부와 합작법인 KT 르완다 네트웍스(KTRN)를 설립하고 현지 LTE 통신망 구축 및 도매 통신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KT는 LTE 광대역망 구축을 위한 투자와 기술 제공 등을 맡고 르완다 정부는 광케이블망과 주파수, 사업 면허 등을 제공하는 구조로 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후 사업 여건이 달라지면서 양측 사이에 투자금 회수와 주주간계약 이행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했다.
KT는 르완다 정부 측이 주주간계약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1억5200만달러의 풋옵션 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풋옵션은 일정한 조건에 따라 보유 지분 등을 사전에 정한 상대방에게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KT는 주주간계약에 따른 풋옵션 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나 르완다 정부 측은 KT가 오히려 계약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반소를 제기했다.
르완다 정부 측이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KT가 본소에서 요구한 풋옵션 대금의 약 2.54배에 달한다.
KT는 반소 청구금액이 상대방의 일방적인 가정에 기초해 산정됐다는 입장이다.
KT는 23일 공시에서 “본 반소 청구금액은 청구인의 일방적 가정에 기초하여 산정된 것”이라며 중재 절차에서 산정 근거의 타당성을 적극 다투고 회사 입장의 정당성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르완다 정부 측의 반소 제기일은 지난 20일이며 KT가 이를 확인한 날짜는 21일이다.
KT는 이틀 뒤인 23일 해당 사실을 공시했다.
이번 지정 예고에 따라 실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지, 벌점이 얼마나 부과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제34조에 따라 KT는 11월 5일까지 이번 지정 예고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거래소는 이의신청 여부와 관련 절차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 및 구체적인 제재 내용을 확정한 뒤 재공시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이번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와 관련해 부과되는 벌점이 10점 이상이 될 경우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8조에 따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