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외주화·KT 인력 자회사 전환 도마···유선망 노후화 전수조사 요구
과기정통부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 독려”···속도 측정 기준엔 반박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국내 유선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세계 22위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를 두고 국회에서 통신3사의 광통신망 투자 부족 문제가 제기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확산으로 유선통신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통신사들이 수익성에 치중해 통신망 투자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통신3사의 인프라 투자 확대를 독려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인터넷 속도 순위의 측정 기준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정보통신기술(ICT)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글로벌 인터넷 속도 측정기관 우클라의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국내 유선통신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우클라가 집계한 한국의 유선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세계 22위로 베트남과 태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도시별 순위에서도 서울은 세계 34위에 머물렀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 인프라와 속도가 잘돼 있는 인터넷 강국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유선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22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신3사의 광통신망 투자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의원은 “유선 광통신망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생긴 현상”이라며 “지금 통신3사가 수익성에만 매몰돼 광통신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통신사들의 외주화와 인력 재배치 문제도 거론했다. 이 의원은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는 다 외주를 주고 있고, KT도 최근 통신의 핵심 업무가 비핵심 업무로 밀려났고 2000여명의 자회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AI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유선통신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가 늘어날수록 데이터센터 간 연결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기업·가정을 잇는 광통신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 시대의 경쟁력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광대한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를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도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라며 “선로의 역량과 안정성이 곧 AI 서비스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전국 유선망의 노후화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게 통신 품질 점검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해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통신이 가장 중요한 AI의 기반 인프라라는 데 동의한다”며 “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 7월 부총리와 통신3사 CEO 간담회에서도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정부가 어떻게 지원하고 투자에 대한 부분을 확대할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클라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측정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반박했다. 최 실장은 “어떤 서비스에 어떤 기준인지를 제시해야 하는데, 기준은 제시하지 않은 채 속도를 제시하고 있어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근거로 국내 100Mbps급 이상 인터넷 가입자와 광케이블 기반 회선 관련 지표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상중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의 해임 문제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KISA 이사회에서 해임 건의가 의결되고 법원에서도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상황을 거론하며 이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KISA 이사회는 지난 8월 12일 과기정통부 감사 결과 등을 근거로 이 원장에 대한 해임 건의를 의결했다. 이 의원은 이 원장이 출장 중 혼자 식사한 비용을 업무추진비로 부당하게 집행하고, 업무추진비 사전 결재 원칙을 503차례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중앙지검 인터넷범죄수사팀장 등 이 원장의 경력 일부가 부풀려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해임이 결의된 상황에서 반성은커녕 광주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 뒤에 숨어서 버티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법원도 원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데 무슨 염치와 명분으로 그 자리에 앉아서 국민의 혈세를 축내고 있느냐”고 질타했다.
반면 이 원장은 경력 부풀리기 의혹을 부인하며 해임 건의 과정에도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처분을 한 것은 이사회 결의가 잘못됐다는 것에 대해서였다. 실체적 진실을 떠나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감사 결과 10개를 지적했는데, 감사 결과도 해임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과방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증인 5명과 참고인 3명에 대한 추가 출석요구 건을 의결했다. 오는 22일에는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과 신창섭 엑스(X·옛 트위터)코리아 대표이사, 허욱 메타코리아 부사장이, 23일에는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와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CISO·전무)이 출석할 예정이다.
윤 사장과 신 대표는 디지털성범죄 문제 등에 대해, 허 부사장과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은 개인정보 침해 사고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인으로는 김진수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최경진 한국인공지능법학회 회장 등 3명이 출석 요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