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신문] 정의선 회장 동서에 쩔쩔맨 KT

정의선 회장 동서에 쩔쩔맨 KT

이상우 기자
2025-08-27 05:09

 ‘스파크’ 고가 인수 배임 사건

윤동식 전 KT클라우드 대표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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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옥.<사진=연합뉴스>

 

전직 KT 임원들이 연루된 ‘옛 스파크어소시에이츠(현 오픈클라우드랩, 이하 ‘스파크’) 고가 매입 사건’ 재판에서 구매자인 KT가 스파크와의 협상을 주도하지 못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기표 부장판사)는 8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윤동식 전 KT클라우드 대표, 백승윤 전 KT 전략투자실장 등에 대한 7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스파크 인수의 실무를 담당했던 정모 KT클라우드 전략투자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정 팀장은 이날 일명 ‘싼타페 프로젝트’로 불린 스파크 인수는 KT 계열사인 KT클라우드가 아닌 KT 본사의 전략투자실이 주도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KT 전략투자실이 2022년 3월 윤동식 당시 대표에게 스파크를 200억~250억 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텀싯(term sheet·계약이행각서)’을 보고했고, 백 전 실장이 2022년 4월 실사 전에 이미 박성빈 전 스파크 대표와 거래를 합의했다는 점도 “나중에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팀장에게 “KT클라우드가 의뢰한 A 회계법인의 가치 평가 결과 스파크 가격이 192억 원이라고 들은 박성빈 대표가 불쾌해한 게 맞나”라고 물었다. 정 팀장은 “네”라고 인정했다. 정 팀장은 “텀싯 가격 하단보다 낮은 가치 평가 금액에 박 대표가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이모 KT클라우드 상무로부터 ‘박 대표가 평가액을 마음에 안 들어 하니 높여야 한다’고 전해 들었다”며 이에 대해 “윤동식 대표에게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윤 대표의 의사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2022년 5월 부하 직원인 오 모 차장이 가치 평가를 맡은 회계법인에 “텀싯 가격과 크게 차이 나지 않게 평가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제가 (오 차장에게) 직접 지시한 적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그런 얘기를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스파크의 실제 가치를 따지기보다 텀싯에 정해진 가격을 맞춰 줘야 했던 분위기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정 팀장은 “스파크 인수와 관련해 중요한 미팅을 할 때는 항상 백승윤 실장이 참석했다”며 “제가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KT와 KT클라우드 경영진이 인수 가격 등을 두고 의견 교환을 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실제 가치보다 50억 원 이상 비싼 값을 치르고 스파크를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피고인들을 2024년 5월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KT 경영진이 ‘보은 투자’를 했다고 본다. 현대차그룹이 2019년과 2021년 구현모 전 KT 회장의 친형의 회사인 ‘에어플러그’를 사들인 것을 스파크를 인수함으로써 보답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스파크는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성빈 전 대표가 설립했다. 박 전 대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동서지간이다. 에어플러그는 구현모 전 회장 친형이 세운 ‘커넥티드 카’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이다.

커넥티드 카는 자동차와 통신 기술을 연결해 주행자에게 뉴스, 교통, 날씨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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