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신문] KT클라우드 팀장 “KT 전략투자실, 스파크 인수에 깊이 관여”

KT클라우드 팀장 “KT 전략투자실, 스파크 인수에 깊이 관여”

이상우 기자
2025-08-25 18:46

윤경림 전 KT 사장 등 기소된 스파크 고가 인수 사건 재판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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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클라우드>

 

전직 KT 임원들이 연루된 ‘옛 스파크어소시에이츠(현 오픈클라우드랩, 이하 ‘스파크’) 고가 매입 사건’ 재판에서 “KT 전략투자실이 스파크 인수에 깊이 관여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스파크는 차량용 클라우드 기업이다. 클라우드는 광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가상 서버의 프로그램, 데이터베이스와 연관된 IT 환경을 뜻한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성빈 전 대표가 2005년 10월 스파크를 설립했다. 그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동서지간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기표 부장판사)는 8월 25일 윤경림 전 KT 사장, 윤동식 전 KT클라우드 대표, 백승윤 전 KT 전략투자실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심리하는 7차 공판기일을 열었다(2024고합590).

피고인 측 변호인으로는 윤성원(62·사법연수원 17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유승남(60·18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이범균(61·21기) 법무법인 송우 변호사, 김창희(62·22기) 법무법인 청림 변호사 등이 출석했다.

이날 공판에선 정 모 KT클라우드 전략투자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오전은 검찰 주신문, 오후는 피고인 측 반대신문이었다. KT클라우드는 KT 계열사로 2022년 9월 스파크를 206억 8000만 원에 샀다.

정 팀장은 일명 ‘싼타페 프로젝트’로 불린 스파크 인수를 KT 전략투자실이 주도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2022년 3월 KT 전략투자실이 윤동식 대표에게 KT클라우드가 스파크 인수 주체이며 인수 가격은 200억~250억 원임을 담은 텀싯(term sheet·계약이행각서)을 보고한 점 △2022년 4월 스파크 실사 전에 백승윤 전 실장이 박성빈 전 스파크 대표와 거래를 합의한 사실을 수긍했다.

아울러 정 팀장은 “스파크 인수 관련 중요한 미팅을 할 땐 항상 백승윤 전 실장이 참석했다”며 “제가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KT·KT클라우드 경영진이 인수 가격 등을 두고 의견 교환을 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2022년 7월 부하직원 오 모 차장이 KT클라우드가 스파크 가치평가를 맡긴 A 회계법인 회계사에게 “텀싯 가격과 크게 차이 나지 않게 평가해달라”고 전한 부분에 대해선 “제가 오 차장에게 (A 회계법인을 접촉하라고) 직접 지시한 적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그런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스파크 실제 가치를 따지기보다 텀싯을 지켜줘야 하는 분위기였단 의미다.

검찰은 2024년 5월 피고인들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이 실제 가치보다 50억 원 이상 비싼 값을 치르고 스파크를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KT 경영진이 보은 투자를 했다고 판단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19년과 2021년 281억 원을 들여 스타트업 에어플러그를 사들인 것에 대해 스파크 인수로 보답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에어플러그는 2010년 6월 구현모 전 KT 회장의 친형이 세운 커넥티드 카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이다. 커넥티드 카는 자동차와 통신 기술을 연결해 주행자에게 뉴스, 교통, 날씨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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