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구현모 후보사퇴와 혼돈의 CEO경선을 바라보며 – 결국 노동조합 정상화가 답이다!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920회 | 작성: 2023년 2월 27일 8:50 오전지난 2월 23일, 구현모 사장이 연임 포기를 발표했다. 3월이 다 되어가도록 인사 일정도 미루며 회사를 마비시키면서까지 연임에 매달리더니 결국 허무한 결말을 맺고 만 것이다. 구현모의 연임 포기는 국민연금의 반대 등 여러 정황으로 드러난 현 정권의 연임 반대 기류를 거스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비록 정황 상 외부 압력에 의한 포기라는 좋지 않은 모양새를 보이긴 했지만, 구현모의 연임 포기는 본인이 자초한 업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동지회가 거듭 주장해왔듯이 본인 스스로 업무상 횡령과 불법 정치 후원이라는 질 나쁜 범죄를 저질러 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 받고, KT법인이 미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630만 달러의 과징금 부과까지 받게 만든 장본인이 연임에 도전한 것 자체가 뻔뻔한 일이었다.
● 혼돈의 CEO 경선
구현모의 연임 포기로 남은 KT CEO 경선 후보는 33인(사외인사 18명, 사내인사 15명)이라고 한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오는 28일에 이들 중 8명을 추려 면접대상자로 선정하고, 3월 7일경에 최종 CEO 후보를 발표한다는 일정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현재 유력 후보자로 이름이 거론되는 인사들을 보면 한결같이 한숨이 나오는 수준이다. 우선 사외 후보들의 상당수는 낙하산 입성을 기대하는 정치권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통신 산업과 무관한 경력을 가진 고령의 전직 관료가 윤정권의 캠프 출신이라고 유력 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현실은 우려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사내 인사라고 해서 지지할 만한 인물이 눈에 띄는 것도 아니다. 황창규, 구현모 체제 안에서 KT 적폐를 함께 구현해 왔던 인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차례 밝혔듯이 민주동지회는 정권의 낙하산 CEO에 절대 반대한다. 바라기로는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 절차를 통해 전문성과 통신공공성에 대한 철학을 가진 인사가 새로운 CEO로 선정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물론 현재 KT 안팎의 상황을 보면 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우리는 KT노동자들이 KT 개혁의 주체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던 것이다.
● 낙하산과 그 후계자의 충실한 파트너, KT노동조합
한편 KT가 현재 위기에 빠지게 된 원인으로 KT노동조합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KT가 이석채, 황창규 등 정권의 낙하산과 그 후계자인 구현모에 의해 망가져 오는 동안, KT노동조합은 그 충실한 파트너였기 때문이다.
다른 무엇보다 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KT노조는 CEO 교체기 때마다 기존 CEO에 대한 지지성명, 신임CEO에 대한 환영성명을 내며 낙하산들과 돈독한 관계를 과시해왔다.
우선 KT노조는 이명박의 낙하산으로 KT회장이 되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인공위성까지 팔아먹은 이석채 전 회장에 대해 두 번이나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한 번은 연임 지지성명(2011.11.22)이었고 또 한 번은 KT안팎에서 빗발치던 퇴진요구에 맞서 그를 옹호하는 성명(2013.8.30)이었다. 박근혜의 낙하산인 황창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취임 직후 환영성명(2013.12.26)을 발표하더니 박근혜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된 2017년에도 연임 지지 성명(2017.1.10)을 발표하였다.
반면 황창규의 후계자로 구현모가 낙점된 이후에는 갑자기 태세전환을 통해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며 구현모를 뒷받침하는 성명서를 연이어 발표했으며(2019.11.6/12.18), 구현모가 CEO로 결정되자 즉각 “그간에 보여준 탁월한 역량’을 운운하는 환영성명을 내기도 했다.(2019.12.27)
현 KT노조 집행부의 경우, 최장복 위원장이 구현모 사장의 범죄 비리에 대한 선처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검찰과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민주동지회에 의해 폭로되어(링크) 조합원들의 공분을 자아내기도 했고, 역시나 작년 말에는 구현모의 연임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2022.12.6)
● 결국, 노동조합 정상화가 답이다!
정상적인 노동조합이라면 KT에서 내부 비판세력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고 경영진의 부패와 무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KT노동조합에게는 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현 KT노동조합 어용집행부는 KT의 새로운 CEO가 결정되면 정권의 낙하산이든, 내부 적폐인사든 가리지 않고 즉시 환영 성명을 내며 힘을 보태고 나설 것임이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KT를 바로 세우기 위한 방법은 노동조합 정상화가 답이 될 수 밖에 없다. KT노동조합을 철저히 개혁하여 정상적인 노동조합으로 바꿔내야 조합원 권익도 지켜낼 수 있으며 망가진 KT도 정상으로 되돌려 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연말에 KT노조 위원장 선거가 있는 해이다. KT의 변화를 바라는 KT노동자들은 올해 노조선거를 KT노조와 KT를 정상화시켜 내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KT민주동지회는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다. 함께 KT노조 정상화를 위해 나서자!
2023년 2월 27일
KT전국민주동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