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KT]](https://cdn.ebn.co.kr/news/photo/202602/1698529_718617_1052.jpeg)
KT 이사회가 거버넌스 위기를 맞고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이사회 규정 개정에 공식 이의를 제기한 데 이어, 박윤영 사장 후보 선임 절차를 둘러싼 가처분 소송까지 겹치며 경영정상화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이사회의 의사결정 정당성과 독립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1년 전 단순투자로 변경했던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일반투자는 주주제안, 이사 선임 반대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까지 포함되는 단계다.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율은 7.05%로, 현대차그룹에 이은 KT의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의 강경한 태도는 KT 이사회가 2023년 말 인사·조직개편 규정을 개정하며 불거진 문제에서 비롯된 바 있다. ‘부문장급 임명·면직 및 조직 설치 변경 시 이사회 사전 승인 필요’ 조항을 신설한 데 대해, 국민연금은 규정 적정성에 강한 문제의식을 표명했고 회의록 제출을 요구하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를 가동했다.
이런 가운데 박윤영 차기 사장 내정자를 둘러싼 법적 소송이 이사회 리스크를 더욱 부각시켰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위원장은 지난 연말, 박 후보 선임 결의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제기했다. 핵심 쟁점은 사외이사 자격을 상실한 조승아 전 이사가 사장 후보군 압축 및 화상면접에 참여했다는 절차적 하자다.
KT는 조 전 이사의 표를 배제해도 정족수가 충족돼 이사회 결의는 유효하다는 입장이지만, 법원이 절차상 하자를 인정할 경우 박 후보 선임은 무효화되고 사장 선출 절차는 원점 재논의될 수 있다. 이는 2023년 구현모 전 사장 낙마 후 1년 이상 이어졌던 경영 공백의 재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설령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하더라도 본안 소송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조 위원장은 가처분 결과와 무관하게 즉시 항고 및 본안 소송 제기 의사를 밝혔다. 박 후보 체제가 공식 출범하더라도 ‘무자격 이사의 개입’이라는 프레임이 따라붙는 상황이다.
현재 KT 이사회는 사외이사 3인(최양희·윤종수·안영균)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여부도 논의 중이다. 박윤영 후보의 리더십과 조직 재정비 구상 역시 이사회 변수에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만약 3대 주주 웰링턴매니지먼트까지 의견을 내면 거버넌스 혼란은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KT 이사회의 독립성과 적법성에 대한 의구심은 단순한 사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연금 등 공적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가 실제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이기도 해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 인프라를 담당하는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 경영이 흔들리면 결국 신뢰의 문제로 연결될 것”이라며 “고객 입장에서도, 주주 입장에서도 예민한 부분인 것은 사실이라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