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KT 토탈영업TF 노조원들, 노조 집행부 상대 집단소송 움직임
작성자: 인권센터 | 조회: 233회 | 작성: 2025년 7월 2일 11:05 오후[단독] KT 토탈영업TF 노조원들, 노조 집행부 상대 집단소송 움직임
[일요신문] KT 노동조합의 대의원 선출 누락 사태가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KT 토탈영업태스크포스(TF) 소속 조합원들이 대의원 선출권 침해를 이유로 노조 집행부 상대로 집단소송 준비에 나섰다. 전국 152개 지부 중 올해 신설된 40개 지부에서 대의원 선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해당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전국대의원대회가 강행된 것은 명백한 절차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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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노조원들, 집행부 상대로 집단소송 움직임
KT 토탈영업TF 소속 노동조합원들이 KT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소송인단을 모집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토탈영업TF는 KT가 희망퇴직이나 자회사 전출에 동의하지 않은 2500여 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신설한 조직이다. 올해 조직개편으로 노동조합 내에서는 토탈영업TF 내 28개 지부, 본사 내 12개 지부가 신설됐다. 지부가 새로 신설됐으니 신규 지부장과 대의원을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각 지부에서 선출된 대의원들은 조합원 총회를 제외한 KT노조의 최고 의결기구인 전국대의원대회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올해 KT는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여파로 논의될 사안이 적지 않았다. 문제는 KT 노조 집행부가 올해 40개 신규 지부에서 지부장만 단독 선출하도록 하는 지침을 하달했다는 점이다. 2월 11일 전국 152개 지부 중 올해 신설된 40개 지부(26.3%)에서만 대의원을 선출하지 못했다.
일요신문 취재에 따르면, KT 노조는 지난해 12월 23일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조합원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신설 지부의 지부장과 대의원을 동시에 선출하기로 의결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올해 3월 열린 대의원대회에서는 40개 지부 소속 조합원들의 의견이 배제된 상태로 준비된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조태욱 KT 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신설 지부라고 할지언정 대의원 선출을 누락시킬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말이 신설 지부지 대부분 20년 넘게 근속한 조합원들이고 인원수로 따지면 총 조합원의 40%에 달하는데 이들의 선거권을 박탈했다”며 “게다가 조직개편으로 통합된 지부들도 신설된 셈인데 이들의 경우엔 지부장과 대의원을 모두 선출했다. 구조조정을 당한 토탈영업TF 소속 조합원들을 포함한 일부 지부만 배제됐다. 대의원 선출 방해는 KT 노조 43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의원 미선출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담당할 예정인 법무법인 도담의 정병민 변호사는 “조합원은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를 통해 자신을 대리할 대의원을 선출할 권리가 있으며, 이 권리는 모든 조합원에게 평등하게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엔 일부 지부, 특히 신설 지부 소속 조합원들에게 대의원 선출 기회 자체가 부여되지 않아 노조법과 조합 규약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전국대의원회의 의결 내용 역시 무효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전국대의원회의 의결 내용이 무효화될 경우 대의원 선출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앞서 조합원들이 낸 전국대의원회의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익명을 원한 한 노무사는 “법원에서는 대의원회의 개최를 금지할 만한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는 보지 않은 것 같다. 본안 소송에서는 노조 집행부가 정말 고의적으로 대의원 선출을 방해한 정황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일부 지부가 권리 행사를 못한 건 사실이지만 의결정족수 자체는 충족했을 것이기 때문에 법원에서 전국대의원대회 전체 결정 사항을 무효로 볼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요신문은 KT 노조 측에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KT노조의 상급단체인 IT사무서비스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명백한 위법 행위가 있었다거나 단위 조합에서 따로 요청이 있기까지는 저희가 개입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추가 조직 개편 없다지만…
지난해 KT에서 희망퇴직한 직원은 2800명, 신설법인인 KT넷코어와 KT P&M으로 전적된 직원 수는 1700명이다. 희망퇴직과 전적을 거부한 2500여 명이 올해 초 재교육을 거쳐 토탈영업TF로 전환배치됐다. 그런데 내부에서는 토탈영업TF를 대상으로 추가 구조조정과 관련한 소문이 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의원 선출까지 누락되면서 불안감은 확산되는 분위기다. 토탈영업TF 소속 한 직원은 “이 부서의 생산성이 너무 떨어지는 구조라 회사에서 이대로 놔둘 것 같지가 않다. 저성과자로 낙인찍힐 경우 추가 구조조정에 속수무책일 듯해 두렵다”고 토로했다.
토탈영업TF 소속 다른 직원은 “영업 현실이 녹록지 않다. 판매점에서 흔히 제공하는 고가의 보조금 정책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갤럭시S25 등 최신형 단말기는 팔기 어렵고 매출이 안 나오는 구조”라며 “지인 영업으로 겨우 실적을 만들고는 있지만 2억 원이 넘는 연 매출을 달성하기에는 턱도 없다. 공백상권, 취약 상권에서 다들 방치된 상태라고 느끼면서 힘들어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복무관리와 실적 압박은 여전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의 한 직원은 “출퇴근은 PC 전원을 켜고 끄는 시간으로 관리되고 있다. 매출 내기 어려운 상황이고 일거리도 없는데 기존에 기술직이나 전문 업무를 하던 사람들이 고과가 깎여 자칫 저성과자로 몰릴까봐 불안해하고 있다”며 “20~40년씩 직장 다닌 분들에게 아무 일 없이 앉아있다는 건 정말 불안하고 힘든 일이다. 2500명을 이렇게 방치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비극적인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6월 1일에는 지난해 분사된 KT 넷코어로 전적한 한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앞서 5월 19일에도 토탈영업TF 소속 40대 직원이, 올해 1월에는 토탈영업TF 소속 또 다른 40대 직원이 ‘자괴감이 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지난해 11월에는 명예퇴직을 선택한 직원이 퇴직 일주일 만에 심근경색으로 급사하는 일도 있었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토탈영업TF 쪽 실적만 따로 집계해서 관리하고 있지는 않아서 구체적인 수치를 드리긴 어렵다. 따로 추가적인 조직 개편 등을 계획하고 있는 바는 없다”며 “최근 숨지신 분들과 관련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나 회사 차원에서 낼 수 있는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