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우진 마용주 한창훈)는 20일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황 대표의 항소심에서 황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황 대표는 KDFS의 대주주이기는 하지만, KDFS가 개인 사업체가 아닌 주식회사라는 점에서 황 대표가 마치 개인 사업자처럼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의 돈을 사용하거나 처분한 점, 황 대표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이 약 22억3000만원에 달하는 점 등 불리한 정황이 있다”면서도 “황 대표가 당심에서 범행을 인정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점, 범행으로 인한 피해를 모두 보한 점,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부분 중 일부를 당심에서 무죄로 판단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황 대표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자녀 2명을 KDFS 직원으로 허위 등재하고, 외부인에게 허위 자문료와 법인카드를 제공하며, 건물 관리 용역 물량을 재하도급하는 등 방식으로 약 48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KT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황 대표의 범죄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된 황 대표는 올해 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1심은 지난 7월 황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황 대표에 대한 보석 결정을 취소하고, 재구금 결정을 내렸다. 다만, 황 대표는 지난 10월 다시 보석 석방된 상태다. 1심 재판부는 “불법으로 축적한 회사 이익을 자녀들이 무단으로 사용하게 하고, 법인카드를 아무런 절차 없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매우 비도덕적이고 위법한 행위”라고 했다. 황 대표와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한편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구현모 전 대표 취임 후 자회사인 KT텔레캅이 4개 하청업체에 나눠주던 시설관리 용역 업무를 KDFS에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황 대표는 이 과정에서 KT 임원들에게 KDFS의 건물관리 용역물량을 늘려달라는 청탁을 하고 이들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하는 등 혐의로 별도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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