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24년 5호] 기대 못 미친 요구안, 졸속 타결로 이어져선 안 된다!

지난 7월 3일, KT노동조합이 2024 단체교섭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 요구안에는 임금인상 6.8% 요구와 초과근무수당 기본급화, 급식보조비 인상, 정년 연장 등이 포함되었다.

KT노조의 이번 요구안은 조합원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6.8% 인상 요구는 수십 년 간 물가 상승률보다 한참 아래인 평균 1%대의 협약임금 인상률을 참아왔던 KT조합원들의 입장에서 볼 때 턱없이 부족한 요구이다.

한편 올해는 일시금 요구도 빠졌다. 재작년, 작년 모두 일시금 1천만원 요구를 통해 500만원의 일시금이 지급된 바 있다. 그런데 올해는 요구안조차 없으니 어찌 된 일인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일시금은 회사에서 내놓을 협상 카드로 남겨놓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KT노조는 일시금 요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초과근무수당 기본급화는 민주동지회가 계속 주장해오던 것으로 올해 반드시 쟁취해 내야 할 것이다. 다만 혹시라도 기본급화 비율을 조정한다든가, 성과급 기준을 개악하는 식의 조삼모사 협의 가능성도 있으니 이를 경계해야 한다.

올해 임단협이 빨라진 이유가 하반기 구조조정 계획에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 KT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7월 1일 발표된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도 예상과 달리 소폭으로 그쳐 ‘간보기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은 이제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이라고 안심할 수 만은 없다.

더구나 KT노조는 자신들의 공약인 ‘고용안정확약’에 대해서는 왜 언급이 없는가? 구조조정설을 ‘유언비어’로 치부하기 전에 자신들의 공약사항부터 조속히 이행할 일이다.

KT노조가 올해 내내 ‘짧고 굵은 협상’을 운운한 결과, 조합원들 사이에는 조기, 졸속 타결에 대한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 이전 타결설부터, 구체적으로 7월 19일을 찬반투표일로 예상하는 시나리오까지 나온 상태이다.

KT노동조합이 제대로 된 투쟁도 없이 졸속 타결을 일삼아 온 것은 한 두 해가 아니지만 올해는 ‘박차고 나온 뒤 극적 타결’ 쇼도 생략하겠다고 하니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이리라. KT노조가 조합원들의 냉소와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환골탈태하고 제대로 된 투쟁에 나서야 할 것이다.

비록 기대에 못 미친 요구안이지만, 그 조차 투쟁 없이는 100% 쟁취가 불가능하다. KT노조가 또 다시 조속한 타결을 운운하며 ‘졸속 합의’를 나서지 않도록 조합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