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학살 규탄! 팔레스타인 해방 지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한 우리의 입장

헬조선변혁전국추진위원/ILPS(민중투쟁국제연대) 한국위원회

이-팔 전쟁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한마디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 학살 규탄! 팔레스타인 해방 지지!

우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하여 양측의 중간에 서서 중립을 지키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침략자와 피침략자,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에서 중간에 서는 것은 좋게 말하면 선과 악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기회주의이고 나쁘게 말하면 불의를 인정하는 악의 이중대이다. 우리는 이-팔 전쟁에 대해 이런 태도를 취하는 제반 사회·정치세력과 언론에 대해 현시대 인류 양심에 입각하여 피침략자, 피지배자의 입장에 서서 발언하고 보도할 것을 촉구한다. 그렇다면 그들도 우리와 같이 “이스라엘 학살 규탄! 팔레스타인 해방 지지!”의 입장을 가질 것으로 확신한다.

먼저 우리는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홀로코스트)을 엄중히 규탄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주거지와 공공시설에 가하는 포격, 공습, 지상군 공격 등은 ‘전쟁법’에도 어긋나는 민간인 학살이고 전쟁범죄이다. 그리고 민족절멸을 목적으로 한 대량살육이다. 그러므로 이런 야만적·반인도적 전쟁범죄, 홀로코스트는 즉각 중지되어야 한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집단학살에 대해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측의 공격에 대한 응징이며 정당한 자위권행사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것은 제 논에 물대기이다. 첫째,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생긴 이래 75년 동안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까지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특히 가지지구에 대해 무자비한 무력공격을 가해 왔다. 장벽설치, 봉쇄는 물론이고 민간인 주거지와 시설에 대해 미사일과 공습을 퍼부어 왔다. 팔레스타인 민중의 지난 7일의 기습공격이야말로 이런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정당방위이고 자위권 행사이다.

둘째, 백보 양보하여 지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팔레스타인 측의 지난 7일자 공격에 대한 자위권 행사라고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 공격의 목표와 강도는 자위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서는 과잉대응이다. 이스라엘 천여 명 사망에 팔레스타인 7천여 명 사망이다. 또 한 지역을 통치하고 있는 정치세력을 궤멸시키겠다는 목표 자체가 적절한 자위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선다. 팔레스타인 측이 이스라엘을 궤멸시키기 위해 대량살상무기를 투하하기라도 했는가?

다음으로 이스라엘은 지금 하마스를 뿌리 뽑는 것을 전쟁의 목표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런데 가자지구의 하마스는 이 지역의 민중과 분리할 수 없다. 이 지역 민중들이 압도적 찬성으로 하마스를 자신들의 통치집단으로 선출했다. 하마스의 무장 부대도 소수 부르주아가 아니라 절대다수 민중의 아들이다. 따라서 하마스를 궤멸한다는 것은 가지지구의 민중을 몰살한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런 인종청소, 집단학살은 인륜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이런 만행을 저지른다면 십중팔구 이웃하는 아랍민중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전쟁으로 떨쳐나설 것이고, 이것은 제5차 중동전쟁으로 비화할 것이다. 그것은 이스라엘의 지배와 압박으로부터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지역 약소민족들의 민족해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아니 민족해방을 위해 전쟁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 베트남 전쟁에서 보듯이! 하지만 현재의 정세 하에서는 제5차 중동전쟁은 제국주의 상호간의 전쟁인 제3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될 위험이 크다. 이란과 시리아가 이스라엘에 의해 궤멸되는 것을 중국과 러시아가 수수방관하겠는가? 이런 맥락에서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전쟁은 인류를 겨냥한 무모한 도발이다. 그러므로 이 전쟁은 여기서 멈추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스라엘 혼자서 하는 전쟁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미국을 비롯한 서구 제국주의 세력이 이스라엘을 앞세워 치르는 대리전쟁이다. 이스라엘은 사실상 미 제국주의의 괴뢰국가이다. 그 진실은 지금 다시 한 번 만천하에 폭로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미국은 곧장 핵항공모함을 두 척이나 그곳에 배치하고 군대를 파견하고 전쟁지원 예산을 편성하고 있지 않은가? 이에 우리는 이스라엘을 규탄함과 동시에 그 배후 조종자며 주역인 미 제국주의를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미제에게 전쟁을 멈출 것을 요구한다.

더불어 이번 이-팔 전쟁은 이스라엘이 중동지역을 지배하고 수탈하기 위한 미·서구 제국주의 공동의 괴뢰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네덜란드, 그리스 국가 지도자들이 줄줄이 지지방문을 하고 국제연합군을 구성하려는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그들이 약소민족들에 대한 제국주의적 지배와 수탈이라는 공동이익 말고 무엇이 그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있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이 전쟁과 관련하여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행위를 규탄하는 것과 동시에 그 뒤에 있는 서구 제국주의 전체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야만적 전쟁을 일시정지 시키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바의 전부는 아니다. 이 전쟁은 왜 일어났고 또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을 차지하고 이스라엘이라는 식민국가를 세우고 천년 이상 그 땅에 살던, 이슬람을 믿는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을 내쫒고 핍박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네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이 일어났고(1948, 1956, 1967, 1973), 두 차례에 걸친 전민항쟁 인티파다가 일어났으며(1987~93, 2000~07), 그 후에도 네 차례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가자전쟁이 일어났고(2008, 2012, 2014, 2021), 2022년 5월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규모 공습이 있었다.

이와 같이 75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장기 전쟁은 이스라엘이라는 식민국가가 만들어지고 이 국가가 무력을 통해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을 축출하고 핍박하며 살해해 온 데서 비롯되었다. 이 충돌은 유대국가 건설이라는 유대인들의 망상과 팔레스타인 민중의 민족해방 요구 사이의 충돌인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중간에 선다는 것은 이성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이 상황은 오직 자본과 제국의 논리, 지배자의 논리로써만 정당화할 수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미국의 편에 서서 하마스를 규탄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어느 편인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다. 전형적인 기회주의다. 우리는 이들을 또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미 제국주의의 괴뢰가 되어 베트남 민족해방을 압살하는 범죄에 대량 파병하거나,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거짓 구실로 자행된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군대를 보내는 잘못을 되풀이할 것인가? 미국의 사주를 받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듯 이스라엘을 지원할 것인가?

반면에 사회운동 가운데서는 많은 수가 이스라엘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미국을 빼고 세계적으로 그러하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약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가 이른바 이스라엘에 굴종하며 하수인 노릇 하고 있는 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지지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사실상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종류의 기만적인 팔레스타인 지지를 배격한다.

우리는 또 중국처럼 팔레스타인을 편드는 것처럼 하면서 두 개의 독립국가 건설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도 반대한다. 이른바 1993년에 체결된 오슬로협정에 따라 영토를 분할해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들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빛 좋은 개살구다. 점령이라는 현찰을 내주고 독립국가라는 어음만 받은 것이다. 정당성도 없고 현실성도 없다. 이 두 국가 평화공존론은 유대인들이 영·미 제국주의의 비호와 유대 금융자본의 지원으로 식민(植民)하여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고 나라를 만든 데서 비롯된 만행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이다. 일본이 우리 땅에 일본인을 대거 식민한 다음 계속 눌러앉아 지금까지 지배하면서 조그만 땅을 우리에게 내주고 조선을 독립시켜 주었다고 미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두 개의 국가론은 현실성도 없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오슬로협정 이후 30년 동안 유엔에 팔레스타인이 가입하는 것조차 막아왔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스라엘로서는 팔레스타인 땅을 전부 다 차지하는 것이 그들의 국가이념에 충실한 것이 된다. 그들에게는 팔레스타인 지역은 하느님이 ’약속한 땅‘인 것이다. 한편 미 제국주의는 중동지역에 자신의 제국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깡패국가가 필요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가 평화적으로 공존하다면 이스라엘은 깡패국가로서 미 제국주의의 괴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란의 핵 기술자를 누가 미국을 대신해 암살할 것인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정당하고 합리적인 해답은 한마디로 이스라엘이라는 식민주의 국가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시대착오적인 시온주의(유대주의) 신정국가이며 나치를 빼박은 인종주의 홀로코스트 국가이다. 이스라엘의 존재는 유대인판 내로남불이다. 그와 동시에 미 제국주의가 중동지역에서 지배권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팔레스타인을 미-이스라엘의 침략과 지배에서 해방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팔레스타인 민족해방’이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되 애매모호하게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반식민주의·반제국주의 민족해방의 입장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하마스를 비롯한 여러 민족해방단체들의 무장투쟁을 지지한다.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사라지면 그곳의 국가는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 팔레스타인 출신 저명한 학자인 에드워드 사이드는 이스라엘이라는 유대교 신정국가, 인종주의 식민국가를 폐지한 다음 그곳에 이주한 유대민족과 팔레스타인 원주민 민족이 공존·공생하는 이민족단일국가(bi-national state) 건설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상당수의 유대인들과 많은 수의 팔레스타인 민중이 이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이민족일국가 건설을 이-팔 분쟁의 가장 합리적인 해답으로 평가하고 지지한다. 이웃하는 레바논도 이민족일국가로 영위되고 있지 않은가?

끝으로 우리는 유엔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유엔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는 물론이고 비인도적 물·연료·식료품·의약품 차단에 대해 아무런 강제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가진 미국의 횡포 때문이다. 또 거슬러 올라가면 1947년 유엔은 팔레스타인을 두 개의 국가로 분할하는 안을 채택했고, 이를 근거로 유대인들은 1948년 이스라엘을 건국했다. 이로써 유대인은 영토와 국가를 갖는 반면,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은 영토를 잃어버리고 난민이 되거나 이스라엘의 점령통치를 받게 되었다. 유엔은 자신의 이 원죄에 대해 팔레스타인 민중과 인류 앞에 깊이 사과해야 하고 지금이라도 인류의 이성에 맞게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를 위해 유엔은 1947년 결정을 취소하고, 반인륜 홀로코스트 국가 이스라엘을 제명하며, 팔레스타인 국가에게 이 지역을 대표하는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우리는 이상에서 말한 바와 같은 입장에서 앞으로도 계속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편에 서서 미력하나마 그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그들의 편에서 싸울 것이다. (2023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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