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김영섭 KT 대표, ‘박종욱·강국현·신현옥·김영술’ 등 ‘물갈이’

김영섭 KT 대표, ‘박종욱·강국현·신현옥·김영술’ 등 ‘물갈이’

  •  김용수 기자(yong0131@sisajournal-e.com)
  •  승인 2023.09.01 08:38

박종욱·강국현·김영술, 벌금형
신현옥, ‘일감 몰아주기’ 핵심 피의자로 입건
공석 부문장, 김영진·이선주·이현석 등 대행체제 한시 운영
김영섭 신임 KT 대표이사 사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2023년 제2차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주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김영섭 신임 KT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2023년 제2차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주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CEO)가 취임 후 곧바로 KT 내 ‘이권 카르텔’로 분류된 임원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김 대표 취임 직전까지 KT 대표이사직무대행을 맡은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을 비롯해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 신현옥 KT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김영술 KT 국회대관담당 상무 등 4명이 대상이다. 이들은 대표적인 구현모 전 KT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이다. 이들은 위법·부당한 행위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현재 ‘일감 몰아주기’ 등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됐다.

공석이 된 부문장 자리는 추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전까지 대행체제로 유지될 전망이다. 부문장대행으로 김영진 재무실장, 이선주 D-TF장, 이현석 충남충북광역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1일 박종욱 사장, 강국현 사장, 신현옥 부사장, 김영술 상무 등 4인에 대해 ‘부근무’ 발령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조치는 전날 오후 예고, 이날 확정됐다. 부근무는 사실상 대기발령을 뜻하는 것으로, 통상 부근무 발령 후 회사를 떠나게 된다.

이번 인사 조치는 김 대표가 지난달 30일 취임한 후 이틀 만에 이뤄졌다. 사실상 김 대표가 구 전 대표 라인으로 분류되는 임원들에 대한 ‘족집게 인사’를 시작함과 동시에 전임 경영진의 색깔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들은 구 전 대표 체제의 핵심 임원들이자 KT 내 ‘이권 카르텔’의 대표적인 인물들로 꼽힌다.

이번 인사로 공석이 된 경영기획부문장, 경영지원부문장, 커스터머부문장 등은 추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전까지 대행체제로 유지될 전망이다.

경영기획부문장엔 김영진 재무실장 전무(1967년생)가, 경영지원부문장엔 이선주 D-TF장 전무(1969년생), 커스터머부문장엔 이현석 충남충북광역본부장 전무(1966년생)가 거론된다.

이번 인사의 배경엔 ‘범죄’ 유무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과 강 사장, 김 상무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5일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박 사장과 강 사장은 각 400만원형, 김 상무는 300만원형을 받았다.

해당 재판은 KT 법인과 전·현직 임원이 2014년 5월~2017년 10월 국회의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 KT는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비자금 규모는 11억5000만원으로 이중 4억3790만원이 19·20대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제공됐다. 이 과정에서 박 사장은 국회의원 12명에게 1200만원을, 강 사장은 15명에게 1500만원을, 김 상무는 3명에게 600만원을 후원했다.

이들 3인은 정치자금법 위반죄와 다른 죄를 분리 선고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라, 같은 범죄사실에 대한 ‘업무상 횡령’ 혐의 관련 재판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일 관련 혐의의 결심 공판기일에서 박 사장과 강 사장에겐 500만원형을, 김 상무에겐 300만원형을 구형했다. 해당 재판의 선고기일은 오는 10월 11일이다.

신현옥 부사장의 경우 검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KT 일감 몰아주기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현재 검찰은 구 전 대표가 계열사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FM) 업체인 KDFS(대표 황욱정)에 몰아주고 이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2020년부터 최근까지 KT텔레캅이 FM업체들에 대한 품질평가 기준을 매년 변경하고 KDFS에 계약 내용에 어긋나는 일감 몰아주기를 했단 혐의다.

검찰은 일감 배분 과정에서 본사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고, 구 전 대표와 신 부사장 등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 수사 대상엔 박 사장도 포함돼 있다.

특히 신 부사장에겐 공정거래법 위반, 하도급법 위반, 강요 등 혐의가 적용됐다. 신 부사장은 2021년 3월 KT텔레캅 하청 업체 중 하나인 KSmate의 대표이사에 측근이 취임하도록 두 차례 지시·승인하면서 경영에 간섭했단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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