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단독] 공정위, KT ‘그룹경영실·재무실’ 등 조사···혐의 확대 가능성

[단독] 공정위, KT ‘그룹경영실·재무실’ 등 조사···혐의 확대 가능성

  • 김용수 기자(yong0131@sisajournal-e.com)
  • 승인 2023.07.03 11:39

KT텔레캅 조사에 이어 본사까지 공정위 조사 대상
성남시 분당구 KT 본사. / 사진=연합뉴스
성남시 분당구 KT 본사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검찰의 구현모 전 KT 대표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KT 본사 ‘그룹경영실·SCM전략실·재무실’ 등 핵심 조직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KT 안팎에선 일감 몰아주기 수사의 연장선상으로 보면서도, ‘BC카드의 자회사 케이뱅크 자금조달 지원’ 등 구 전 대표 관련 추가 비위 혐의에 대한 조사가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일 복수의 통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26~28일 3일간 KT 현장조사를 통해 다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조사 대상은 그룹경영실, 재무실, SCM전략실(옛 구매전략실) 등이다.

이 중 공정위 조사는 윤경림 전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이 이끌던 그룹경영실에 대해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경영실은 KT 그룹사를 총괄하며 그룹사 간 시너지를 추진하는 조직으로, KT 그룹의 경영활동 전반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그룹경영실 소속 임원들은 KT 그룹사의 사내이사 또는 기타비상무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이번 조사를 일감 몰아주기 관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구 전 대표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확인할 목적으로 KT 자회사 KT텔레캅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한 바 있다. 이후 일감 몰아주기 혐의 관련 수사에 나선 검찰은 지난 4월 공정위로부터 ‘KT텔레캅 현장조사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KT 안팎에선 이번 공정위 조사로 구 전 대표의 또 다른 비위 혐의가 붉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미 검찰이 공정거래법위반(거래상지위남용)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KT 본사, 광화문 지사, KT텔레캅 본사, 협력업체 및 관계자들의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한 상황에서 공정위가 본사에 대한 추가 조사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향후 공정위가 자체 조사 후 검찰에 ‘전속고발권’을 행사해 고발할 경우, 검찰은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확보해 간 자료가 한두개가 아닐 텐데, KT그룹의 부당한 내부거래와 관련해서 KT텔레캅 일감 몰아주기 건 하나만 보겠냐”며 “공정위에서 조사하고 있는 것이 이번으로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특히 KT 안팎에선 계열사 BC카드가 케이뱅크 기업공개(IPO)를 위한 유상증자를 준비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과정을 두고 KT 본사, 특히 구 전 대표의 ‘업무상 배임’ 혐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1조2500억원의 유상증자 당시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이 7250억원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BC카드는 케이뱅크가 올해까지 IPO를 하지 못할 경우 이들 신규 주주의 지분 7250억원을 매입하겠단 ‘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두고 당시 BC카드 이사진들 사이에서도 BC카드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됐지만, 최원석 BC카드 대표는 ‘집중적인 리스크 관리’를 약속하고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구 전 대표는 당초 지난해를 목표로 케이뱅크의 IPO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자본시장 투자 심리 악화로 IPO가 미뤄진 상황이다. 연내 IPO 가능성도 불투명한 가운데, 풋백옵션 행사에 따른 BC카드의 재무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한편 KT는 공정위 조사와 관련 “확인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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