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단독] 경찰, 구현모 KT 대표 ‘보은성 투자’ 의혹 들여다본다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180회 | 작성: 2023년 2월 9일 6:16 오후[단독] 경찰, 구현모 KT 대표 ‘보은성 투자’ 의혹 들여다본다
- 김용수 기자(yong0131@sisajournal-e.com)
- 승인 2023.02.09 12:00
정치권 등 ‘업무상 배임’ 가능성 거론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친형의 회사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에 ‘보은성 투자’를 하는 등 ‘업무상 배임’을 했단 의혹에 대해 경찰이 들여다본다. 경찰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에어플러그를 떠안은 현대차그룹에 구현모 대표가 KT 법인을 통해 손실액을 보전해주겠단 ‘지급보증’을 서줬단 의혹을 살펴보기로 했다.
9일 정치권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구현모 대표가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에 대한 보은성 투자를 했단 의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수사는 탐문, 내사, 입건, 수사 등으로 구분되는데 현재는 의혹에 대한 조사 초기 단계다. 이와 관련 서울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해말부터 최근까지 KT 직원 등을 접촉해 구현모 대표의 투자 혐의점을 들여다보고 있다.
에어플러그는 구현모 대표의 친형인 구준모 대표가 2010년 6월 설립한 회사로,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과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공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설립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1년 초 KT에 ‘ABC 솔루션’을 제안, KT 투자를 유치했다. ABC 솔루션은 하드웨어 네트워크 장비 없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만으로 와이파이와 3G, LTE 등 서로 종류가 다른 네트워크를 최적으로 묶어 데이터 소모량을 줄여주는 기술이다. 당시 구현모 대표는 KT 개인고객전략본부장 상무였다.
이후 에어플러그는 2013년 ABC 솔루션 필드테스트를 거쳐 KT와 ABC 솔루션 상용화 독점 계약을 체결한다. 회사는 당시 KT와의 계약을 기반으로 해외로 사업을 넓히겠단 포부를 밝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3년간 6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
이처럼 경영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에어플러그는 현대차와 2016년 차량용 통신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을 맺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2019년 9월 에어플러그에 36억원을 투자해 지분 16.84%를 확보한 데 이어 2021년 7월엔 245억원을 추가 투자해 에어플러그를 인수했다. 커넥티비티 서비스 확대를 위한 투자란 게 현대차의 설명이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차는 사실상 적자 회사를 인수하게 됐다.
이 가운데 구현모 대표는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에 보은성 투자를 해줬단 의혹을 받고 있다. 구현모 대표가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인수에 따른 재무적인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지급보증을 서줬단 것이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동서지간인 박성빈씨가 에어플러그에 대한 초기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도움을 요청했고, 구현모 대표가 KT 출신 임원을 통해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인수를 진행시켰단 얘기가 있다”며 “‘깡통회사’인 에어플러그를 인수하면서 박씨는 투자금을 회수했지만, 현대차는 손실을 떠안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에어플러그 인수가 진행될 때 구현모 대표가 현대차 손실액을 보전하기 위해 지급보증을 서준 것으로 안다”며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여러 사업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전해주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실제 지급보증이 체결됐는지 등 구현모 대표를 둘러싼 의혹 전반에 대해 업무상 배임 관련 혐의점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상 배임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도 “구현모 대표에 대해선 친형인 구준모 대표의 에어플러그를 인수해준 현대차그룹에 보은성 투자를 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KT 이사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재공모하기로 했다. 최종후보는 다음달 주주총회 표결을 거치게 된다. 구현모 대표도 공모에 후보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