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계열사인 KT알파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X)사업을 물적분할해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2일 KT알파노조(위원장 김진복)는 “회사가 구성원 동의 없이 물적분할을 시도하면서 소속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구조조정 우려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13일 서울 동작구 KT알파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KT알파는 K홈쇼핑을 운영하는 커머스부문 사업과 AI·DX 같은 ICT부문 사업을 운용한다. 이 가운데 커머스부문에 집중하면서 AI·DX를 분사하는 계획이다. KT알파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의결했다. 7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계획이 확정되면 9월1일 분할된다.

노조는 사실상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KT알파의 전체 노동자는 600여명이다. 이 가운데 AI·DX쪽에 근무하는 인원은 120여명이다. 김진복 위원장은 “약 5분의 1가량의 노동자를 분사하는 방안인데 노조쪽과 전혀 논의가 없었다”며 “향후 설립할 자회사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은 사업환경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당위성과 비전을 노조와 소통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에 조합원이 분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회사의 미래에 대해 회사가 계속 엇갈린 설명을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회사쪽은 비공식적으로 다른 KT 자회사인 KTds와 분할하는 자회사가 장기적으로 합병될 것이라 사실상 KT그룹사 형태를 유지하고 현재 고용조건에 후퇴가 없을 거라고 한다”며 “공식석상에서는 이런 계획에 대해 일언반구하지 않고 오히려 부정하는 투로 말하고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번 분할 결정이 명분과 실익이 없다며 결정을 취소하고 노사협의체를 우선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사회 결정 전인 지난달 29일부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한편 KT가 지주사 전환을 꾀하면서 그룹사 구조조정과 관련한 논란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알짜 사업인 주파수고용통신·무선단말기 도소매부문 자회사를 매각했고, 현재도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KT클라우드를 분사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와 소통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만 진행돼 잡음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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