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22년 4호​] KT주총, 구현모가 공언한 ‘지주형 회사’의 본질은 ‘껍데기 자회사’로 직원 쫓아내기다!

지난 3월 31일 KT연구개발센터에서 KT주주총회가 치러졌다. KT민주동지회와 KT새노조, 민변 민생위원회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횡령, 불법 정치자금, 미SEC 과징금 부과’ 등에 대해 KT경영진이 책임질 것을 요구하였고, 주주총회에도 참석하여 질의를 통해 구현모 대표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였다. (관련기사 링크)

구현모 사장은 미국 증권위원회(SEC)의 630만달러 과징금 부과 등과 관련해 ‘문제가 된 사건들은 과거에 벌어진 일’이었다며 자신의 책임을 축소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상품권깡을 통한 비자금 조성(횡령)과 불법 정치자금 후원이 벌어지던 2014~17년 당시 구현모는 비서실장, 경영지원 총괄(사장)등 핵심 직책을 맡고 있었고 검찰 조사를 통해서 범죄에 가담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기도 했다. 구현모 사장의 변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이날 KT는 이사회가 사내이사로 추천했던 박종욱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했다고 밝혔다. KT민주동지회 등이 박종욱 내정자의 불법행위 가담 이력을 들어 이를 비판하고, 대주주인 국민연금도 반대의사를 밝히자 자신 사퇴한 것이다. 이는 아마도 연임 성공을 위해 리스크를 피해보자는 구현모 사장의 의중이 실린 결정이었을 듯 하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도 항상 그래왔듯이 다수의 KT직원들이 ‘주총꾼’으로 동원되었다. 백여 명이 훨씬 넘는 규모의 경비용역을 동원해 위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였다. KT에 불법 경영으로부터 자유로운 CEO가 새롭게 선출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반복될 수 밖에 없는 풍경일 것이다.

●  ‘지주형 회사’는 지주회사보다 훨씬 악랄한 방식의 구조조정을 예고한다!

이날 구현모 사장은 주주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을 빌려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에 분명히 관심이 있다”며, KT를 ‘지주형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주형 회사’전환은 지난 소식지에서 다룬 ‘지주회사’ 전환과 전혀 다르지 않다. 부문별 자회사로 쪼갠 후 강도 높은 인력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목적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금산분리 원칙을 규정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KT는 금융자회사인 BC카드와 케이뱅크 등의 계열사를 매각해야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 따라서 ‘지주형 회사’전환은 이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주형 회사는 지주회사보다도 더 악랄한 방식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각 사업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할 때 네트워크 자산 및 무형자산을 자회사로 떼어주는 것이 아니라 KT에 존속시킨다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자회사는 KT 상품과 서비스의 운영과 판매만 수행할 뿐인 ‘껍데기 회사’에 불과하게 된다. 한마디로 대다수의 KT직원들을 자산가치는 하나도 없는 ‘껍데기 회사’로 쫓아낸 후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쥐어짜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언론에 소개된 ‘지주형 회사’ 전환 방식은 다음과 같다.

“지주회사 전환은 지주비율이 50% 이상일 때 가능하다. 개별 총 자산 중에서 자회사 주식의 가치 비중이 50%를 넘어 가면 강제로 지주회사 전환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KT 가 각 사업을 자회사 형태로 분할하더라도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 네트워크 자산 및 무형자산을 KT에 존속시키고 ▲분할되는 자회사에는 서비스(판매, 운영)만 넘기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링크)​

수십 조에 달하는 자산은 KT에 남겨놓고, 90% 이상의 직원은 ‘껍데기 자회사’로 밀어 넣는 방안이 바로 ‘지주형 회사’이다!

●  구현모 연임저지! KT노조 정상화를 위해 나서자!

이런 급박한 상황에 KT노동조합은 도대체 뭘 하고 있나? KT노조는 3.24일 전국대의원대회를 치르면서도 회사의 지주회사 전환 구상 등 구조조정 시도에 어떻게 맞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오히려 KT노조 민주화 투쟁시기 수립되었던 KT노조의 선언과 강령을 투쟁정신이 사라진 공허한 문구들로 바꾸는 개악을 저지르기까지 했다. 자신들의 어용행각이 기존 선언과 강령에 비추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일 것이리라.

​KT노동조합은 지금이라도 구현모 사장의 지주형 회사 전환 구상에 대해서 강력히 항의하고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지난 소식지에서도 밝혔듯이 올 한 해 KT노동자들은 단단히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구현모 사장의 연임을 막아내고 KT노조를 정상화하기 위해 KT노동자들의 힘을 모아내야 한다. KT가 껍데기 자회사들로 쪼개지고, KT직원들이 쫓겨 나가는 일은 막아내야 하지 않겠는가?

​​KT민주동지회는 조합원의 힘으로 구현모 사장의 연임을 저지하고, 구조조정 시도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이를 위해 KT새노조, 네이버밴드 소통모임 등 KT개혁을 바라는 KT내 세력들과도 공동투쟁을 모색할 것이다. KT조합원들 모두 함께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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