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단독] 클라우드 분사 앞둔 KT, 직원 불만에 ‘본사 복귀’ 옵션 제시

[단독] 클라우드 분사 앞둔 KT, 직원 불만에 ‘본사 복귀’ 옵션 제시

  •  김용수 기자(yong0131@sisajournal-e.com)
  •  승인 2022.03.24 09:53

KT클라우드 초대 대표 윤동식 부사장, 직접 직원 설득 나서
SKT도 티맵모빌리티 분사 당시 ‘SKT 복귀’ 옵션 내걸기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 사진 = KT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 사진 = KT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가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분사 및 신설법인 설립과 관련 직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전적 2년 후 ‘본사 복귀’란 옵션을 추가로 제시했다. 이는 신설법인 출범을 10일 앞두고 내린 결정으로, 저조한 전적 동의율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신설법인 KT클라우드로 전적하는 직원에 대해 전적 2년 후 본사 복귀 옵션을 추가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적 동의 기한은 오는 25일까지로 연장됐다. KT는 지난 23일 오후 약 30분가량 KT 클라우드 사업부 분사 관련 직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KT는 당초 18일까지 전적 동의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지난 22일과 23일로 각각 연장한 바 있다. 이번이 3번째 연장이다.

2년 후 복귀 조건은 기존 전적 동의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KT가 분사를 10일 앞두고 낮은 동의율에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KT클라우드 초대 대표로 내정된 윤동식 KT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장 부사장은 직접 전적 동의를 얻기 위해 직원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KT는 지난 11일 직원 설명회를 열어 분사 대상 직원에게 신설법인의 비전, 사업 성장성, 근무 환경, 처우 등을 설명하고, 지난 14일부터 신설법인으로 전적 동의 등을 받아 왔다. 분사 대상이 되는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 소속 직원은 약 350명이다.

당시 KT는 KT클라우드 이동 시 현재 KT와 같은 수준의 기본급 지급, 개인 PS·역량 수당 신설, 인당 2700만원 규모의 스톡옵션 270주 지급 등을 전적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직원들의 불만은 지속됐다. 연봉 인상이 성과급을 중심으로 계산된 탓에 신설법인 KT클라우드의 연봉 및 복지 수준이 현 KT만큼 보장되기 어려운 데다, KT클라우드에서 향후 KT로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방법이 없단 우려에서다.

이와 관련 KT는 전적을 원칙으로 해 본사 복귀는 불가능하며, 전적에 따른 별도 인센티브 보너스는 없단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 결과 현재 전적 동의율은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K텔레콤 역시 2020년 티맵모빌리티를 분사시키며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대처 과정에서 KT와 차이는 전적 조건이었다.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티맵모빌리티 직원들에게 5000만원에 달하는 4년치 인센티브보너스(위로금)와 총 600억원 규모의 스톡옵션 70만50주를 지급했다. 아울러 계약서에 SK텔레콤 복귀 보장 조건도 명시했다. 과거 SK플래닛 등 분사 실패 사례, 처우 변화 등으로 티맵모빌리티로 이동을 꺼리는 임직원을 달래기 위한 조치다.

이번에 KT가 복귀 조건을 내건 것 역시 직원들의 우려를 줄여 전적 동의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적이 아닌 전적 후 복귀 조건인 탓에 향후 실제 KT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적(전출)은 KT에 소속해 있으면서 파견·사외근무 등에 따라 KT클라우드에서 근무한 것이다.

반면 전적은 KT에서 KT클라우드로 소속을 완전 변경한 것이다. 즉 계약 자체를 새롭게 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적 후 복귀 옵션을 받더라도 상황에 따라 복귀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직원들 사이에서도 본사 복귀 약속이 선언에 그칠 뿐이라며 우려하는 분위기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앞서 KT는 지난달 클라우드·IDC 사업을 분사하고, 오는 4월 1일 신설법인 KT클라우드를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KT가 보유한 전국 14개 IDC 중 분당·강남·목동1·목동2·용산 등 5개 IDC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1조6000억원 규모 현물과 현금 1500억원을 출자해 신설법인을 설립하고 KT가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신설법인 KT클라우드 초대 대표이사는 윤 부사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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