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KT, 주총 앞두고 직원들 ‘위임장’ 확보 나서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148회 | 작성: 2022년 3월 22일 9:58 오후KT, 주총 앞두고 직원들 ‘위임장’ 확보 나서
입력 2022.03.22 10:46 수정 2022.03.22 11:38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일부 조직 위임장 수량 파악
KT “주주로서 권리 행사 안내한 것”
KT가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주식 의결권 위임을 요구하고 참여 현황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사에서 각 조직에 위임장 수량을 파악해 결과보고를 올리도록 지시하면서 사실상 회사가 직원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 현황 조사해 결과보고
22일 데일리안이 입수한 KT 내부 문서에 따르면 회사 본부 조직운영팀은 예하 수석팀에 첨부파일 형식으로 직원들의 주총 위임장 제출 참여 현황을 조사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해당 파일의 [후속조치] 항목에는 개인별 작성한 위임장을 부서 담당자가 수합 후 결과보고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사업·지원부서는 담당 단위까지, 광역본부는 지사·센터 단위까지 매일 오후 6시에 부서별 참여 현황을 태스크포스(TF)로 보고하도록 했다.
회사 경영지원실 역시 각 조직별 운영팀(인사팀)을 통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전날 오후 5시, 이날 오전 11시, 오후 4시 등 총 3회에 걸쳐 첨부된 위임장을 가이드에 맞게 작성해 제출하라”는 안내 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자본시장법상 회사나 주주 등이 다른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역으로 직원 역시 회사가 권유했을 때 위임장을 반드시 제출해야 할 의무는 없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강요’나 ‘불이익’ 등이 있었는지 여부다. 한 법률 전문가는 “이번 사례의 경우 직원들의 위임장 제출 참여현황을 매일 조사해 보고하도록 했기 때문에 의결권 위임을 강요한 위법 행위로 볼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사주 아닌 개인 보유 주식까지 의결권 요구”
이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가 개인의 권리인 주총 의결권까지 통제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T 한 직원은 “TF에 제출된 주식 의결권 위임률은 모두 회사 경영지원실에 보고된다”며 “위임률이 낮으면 직책자에게 별도 인사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니 제발 찬성으로 위임해달라는 상급자의 권유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종이로 위임장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안건에 대한 찬반 여부를 감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다른 직원은 “의결권 위임 권유는 매년 있었지만, 과거에는 우리사주에 대한 위임이었다”며 “이번에는 개인이 보유한 회사 주식 전체에 대한 위임을 강요하고 있는 데다 종이에 안건 찬성을 표시하라고 지시해 압박마저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올해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종욱 안전보건총괄 및 경영기획부문장도 1년 임기로 사내이사에 재선임한다.
KT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직원들에게 주주로서 권리 행사를 위한 의결권 위임을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