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KT노동인권센터, ‘쪼개기 후원’ 황창규 전 회장 불기소에 항고

KT노동인권센터, ‘쪼개기 후원’ 황창규 전 회장 불기소에 항고

등록 :2021-11-17 15:11수정 :2021-11-17 15:16

강재구 기자

황창규 전 케이티(KT) 회장과 구현모 대표이사.
황창규 전 케이티(KT) 회장과 구현모 대표이사.

노동인권단체 ‘케이티(KT)노동인권센터’가 황창규 전 케이티 회장에 대한 검찰 무혐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고했다. 조태욱 케이티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 등은 1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황 전 회장 불기소 처분에 불복하는 항고장을 제출했다. 항고는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 있을 때 고소인 또는 고발인이 이를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조 위원장 등은 황 전 회장 불기소 처분에 대해 “(검찰이) 업무상 횡령,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성립요건에 대해 법리를 오해했고,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를 주관적 잣대로 왜곡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항고 이유를 밝혔다.

황 전 회장 재임 중이던 2014~16년 케이티 임원들의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유경필)는 지난 4일 대관 담당 임원 맹아무개씨 등 4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구현모 현 케이티 대표이사 등 임원 10명을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하면서 황 전 회장은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황 전 회장이 맹씨 등으로부터 △정치후원금 △기부(지역단체나 NGO 대상) △협찬(국회의원 소속 지역구 행사 지원 등) 등으로 구분된 정치후원금 관련 보고서를 받았지만, 보고가 구체적이지 않아 합법적인 기부와 협찬 등을 구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케이티노동인권센터 쪽은 검찰이 객관적으로 드러난 자료를 편향적으로 해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관 담당 임원들이 황 전 회장에게 제출한) 보고서 참고자료엔 정치후원금과 지역단체 기부, 협찬 등이 구분돼 있다. (검찰 처분은) 보고서의 명시적 문언에 반하는 주관적 왜곡”이라고 항고장에 적었다. 이들은 또 “이석채 전임 케이티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해 유용한 혐의로 기소되는 과정에서 사임했고, (황 전 회장이) 삼성전자 재직 시 직속상관이던 이학수(전 삼성전자 부회장)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자금을 국회의원에게 후원한 사실을 보고 받고도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는 건 상식과 경험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자금 조성을 지시한 황 전 회장은 혐의없음 처분을 받고 실무진 등만 기소한 것은 정의와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황 전 회장 관련 봐주기 수사 의혹에 대해 “다수 사건관계인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면밀하게 분석했다. 불법정치자금 기부 등이 (황 전 회장에게) 보고됐거나 이를 인식한 채 지시·승인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불기소한 것이다. 증거에 따라 판단한 것이지 특정인을 봐주기 위한 수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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