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브리핑] 잊을만하면 ‘극단적 선택’, 황창규 이어 구현모의 KT 노동 현실

잊을만하면 ‘극단적 선택’, 황창규 이어 구현모의 KT 노동 현실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1.09.23 10:54

구현모 KT 대표./출처=KT
구현모 KT 대표./출처=KT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국내 대표 통신기업 KT는 잊을만하면 직원들의 ‘극단적 선택’ 때문에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KT에 근무하던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황창규 전 회장 체제에 이어 구현모 현 대표 체제에서 KT 노동 현실을 파헤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노조가 진상조사 요구에 나섰고, KT는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고용노동청에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창규 전 회장 체제에서도 직원들의 자살이 이어진 데 이어 구현모 현 대표 체제에서도 직원들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KT의 노동 환경을 대대적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큰 딸 결혼식 2주 뒤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대한민국에서 30여년 몸 담아온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사 직장 내에서 괴롭힘과 압박을 견디지 못해 2021년 9월 15일 새벽 결국 자살을 하게 된 아버지의 아들”이라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

아버지 B씨의 유서에는 ‘출근이 지옥같다’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나이도 어린데 너무 화가 난다’ ‘나보다 젊은 팀장이 온갖 욕설과 무시성 발언을 해 자존심이 너무 상하고 괴롭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30년 근속 안식년을 받았고, 출근 예정일이 다가오자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감 등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였다. 이에 청원인 A씨는 팀장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요청했지만 사과 한마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KT새노조는 성명을 통해 “최근 KT의 한 지사에 근무하던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지난 9월 1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유족의 강력한 사회적 문제 제기가 있었고, 그 내용이 새노조에도 접수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되고 KT 내부에도 관련 절차가 마련됐지만, 실제로는 아무리 피해자가 괴롭힘을 호소해도 형식적인 조사를 하고 문제없음으로 끝내버리기 쉬운 구조에 있다”면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KT는 입장문을 통해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고용노동청에 조사를 의뢰했다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출처=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끊이지 않는 극단적 선택

하지만 KT는 그동안 직원들의 극단적 선택이 끊이지 않았다. 2016년 KT노동인권센터 사망통계자료에 따르면 그해 사망한 KT 전현직 직원은 총 28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재직자가 13명이다.

13명 중 자살한 직원은 총 3명이나 된다. 사망 직원(재직자) 중 자살 직원 비중이 23%에 달하는 셈이다.

실제로 KT수도권강북고객본부 고양지사 CM팀 소속 신 모(50)씨가 자신의 차량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가 발견됐는데 “업무가 힘들다. 대체휴일 부여로 급여가 줄어 생활이 어렵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장의 유서가 발견됐는데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와 KT측에서 휴일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비용절감을 이유로 대체휴일을 부여해 급여가 줄었다 등의 업무 고충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기술돼 있었다고 전해졌다.

2011년 7월에는 KT 서울북부마케팅단 은평지사에서 근무하던 강모(50)씨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 나와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가족들은 업무 부적응을 호소해 왔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6월 16일에는 인천마케팅단 주안지사 대부 중계소 관내에서 KT직원 노모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또한 같은 해 지난 3월 28일에는 여수지역에서 근무하던 KT직원이 집근처 야산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0년 9월 3일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장전평리 인근 중앙고속도로 장전평 3교에서는 KT직원 최모(47)씨가 20미터 아래 하천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5년 12월에는 KT 강북본부 의정부지사 소속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KT는 그야말로 직원들의 공동묘지나 다름 없을 정도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이에 황창규 전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결국 황 전 회장 대신 구현모 현 대표가 임명됐지만 KT의 노동환경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판과 함께 극단적 선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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