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모기업 KT가 현대미디어 강탈”…KT스카이라이프, 노사 갈등 폭발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196회 | 작성: 2021년 6월 1일 10:20 오전“모기업 KT가 현대미디어 강탈”…KT스카이라이프, 노사 갈등 폭발
‘스튜디오지니’ 키우는 KT, 현대미디어 인수주체 변경 추진
기업가치 훼손·소액주주 반발 우려…경영진 배임행위 규정
KT가 현대HCN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 현대미디어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KT스카이라이프(이하 스카이라이프) 직원들과 회사 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당초 KT는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과 현대미디어를 동시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현대미디어를 직접 인수하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그러자 스카이라이프 직원들은 KT가 일방적으로 현대미디어를 ‘강탈’해 기업가치를 훼손하려 든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우리사주조합 “김철수 대표 배임, KT 부당 경영 간섭”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KT 대관조직(CR)은 지난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현대미디어 인수주체를 스카이라이프에서 KT로 변경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KT의 이 같은 전략 수정은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콘트롤타워인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PP 자회사를 확보해 그룹 미디어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이에 스카이라이프 우리사주조합과 노동조합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우리사주조합은 임직원이 자기 회사의 주식을 보유해 기업의 경영과 이익분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우리사주조합은 최근 성명을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 없이 지배주주 KT에 의한 일방적 지배구조 변경이 발생할 경우 김철수 대표와 현 경영진 모두에게 주주가치 훼손에 따른 배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부당한 경영 간섭을 일삼고 있는 KT에도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HCN과 현대미디어 인수가 독자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직원들은 김 대표의 이번 결정이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리사주조합은 “KT 강탈 행위에 손 놓고 있는 김 대표와 현 경영진 역시 해사 행위 공범으로 간주한다”며 “지금이라도 독자 생존을 위해 현대미디어 인수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스카이TV와의 콘텐츠 역량 등 시너지를 통해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 이행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백화점그룹 동의 전제…그룹에 반대 공문 발송 예정
노조는 지난 12일 회사 측에 발송한 현대미디어 인수주체 변경에 대한 노동조합 입장과 요구사항에 대해 현재까지도 아무런 회신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회사가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노조는 “경영진이 임직원 모두에게 약속한 스카이TV와 현대미디어의 합병과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향상시킨다는 내용이 지배주주 KT에 의해 변경되면 우리가 얻는 실익이 무엇인지, 회사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회사측은 이날까지도 노조의 공문에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일권 스카이라이프 우리사주조합장은 “현대미디어 인수는 시작일 뿐, 향후 KT는 스카이라이프가 인수한 현대HCN 가입자와 상품에까지 손을 대려고 할 것”이라며 “우리사주조합을 비롯한 주주들은 이 사태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 주체 변경은 계약 상대인 현대백화점그룹의 동의를 전제로 한다. 우리사주조합은 현대백화점그룹에 이를 승인할 경우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이번 주 초에 발송할 예정이다.
김 조합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승인해야만 인수주체 변경이 가능한데, 그룹 입장에서도 주주 권익 측면에서 이를 승인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인수주체 변경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T와 스카이라이프 측은 현대미디어 인수주체 변경과 관련해 “협의가 진행 중이며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도 “현재 협의 중이며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