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상품권깡’ 혐의 구현모…KT노조 선거개입 의혹

‘상품권깡’ 혐의 구현모…KT노조 선거개입 의혹

승인 2020-11-12 11:44:50

KT민주회, 11일 구현모 사장 고발

“KT 어용노조 구성하려 후보 등록 방해”
코로나 불구, 선거공고일 맞춰 체육대회
KT는 물론 정부 기관 노조위원장직 관리
구현모 등, 밀어주기식 선거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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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KT의 노동조합 조합 선거를 앞두고 회사가 전 방위적인 개입을 해왔으며 노조위원장 후보 추천을 방해했다며 KT 노조선거개입 중단 촉구 및 KT구현모 사장을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이 11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렸다.

고발인은 정연용 KT 민주회 측 후보 인사들이며, 피고발인은 KT에서 인사노무 관리를 총괄하는 대표이사 등 관리자들이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3년 주기로 노조위원장을 선출하며 올해 11월 19일 위원장 선거를 하게 된다.

◆ KT의 선거공고일 맞춘 야외 체육대회…민주회, 2곳 추천등록에 실패

KT노조는 노조 위원장 후보를 일정 규모 조합원 추천을 받아 등록할 수 있도록 규정했는데, KT민주회에 따르면 올해 KT사측은 코로나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노동조합 선거공고일에 맞춰 예비후보자와 조합원들을 만날 수 없도록 전 지사에 추계 체육대회를 시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한 민주회는 조합원 빼돌리기, 추천서명 받는 후보 따라다니며 감시하기, 추천서명한 조합원 압박해 서명취소하기 등으로 사측이 서면받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5일부터 10일에 걸쳐 선거유세 현장에서 통제구역이라며 출입을 막아 다툼을 조장했다.

결국 7개 지역본부 중 부산 경남본부, 충청지방본부에서 민주회 측은 추천등록에 실패했고 두 지역본부 소속 3500명에 달하는 노조원은 기호 1번만 놓고 찬반투표로 노조위원장을 선출하게 됐다.

관계자는 “후보등록을 무산시킨 것은 대표이사인 피고발인(구현모)과 오래전부터 노무관리를 총괄해왔던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인 피고발인2(신현옥)의 공모와 지시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며 “이들의 지시를 전국의 관리자들이 이행하여 민주예비후보의 입후보등록 무산을 관철시컨 것이라 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노조위원장 선거에 KT 및 권력기관의 개입 의혹

또 KT민주회는 KT노조위원장을 회사와 권력기관 등에서 오래 전부터 관리를 해 왔고 후보 선정 개입행위가 발각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올 해 출마한 최장복 후보의 경우 20년 가까이 노조 전임간부를 맡고 있는데 지난 2008년 이명박 정권시절 노조파괴공작 시 KT위원장 출신인 고용노동부 이동걸 정책 보좌관이 KT노조위원장에 최장복을 적당한 인물이라고 지목한 문건이 발견됐다. 민주회 측은 “검찰에서 압수한 이동걸의 PC에 최장복을 “한나라당 책임당원 5년차로 젊고 지역색이 없어 최적임자”라고 관리돼 왔고 이번에 14대 위원장 후보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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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시절 고용노동부 정책보조좌관 이동걸(KT위원장 출신)의 PC에서 발견된 기호 1번 최장복에 대한 정보

또 KT민주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노조선거 시 신현옥 부사장이 황창규 전회장에게 당시 후보였던 김해관 전 노조위원장을 추천하였다는 노사협력팀 직원의 발언이 있었으며, 선거가 끝난 뒤 신 부사장은 대구본부장에서 부사장으로 승진됐다.

◆ 구현모 KT사장, 노조 후보와 사전 공모?…”‘밀어주기식’ 선거 개입”

피고발인인 구현모 사장이 선거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구 사장은 이른바 상품권깡을 통해 비자금 11억5000만원을 조성한 후 임원과 가족 명의로 국회의원 99명에게 4억3800만원 상당의 불법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1월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최장복 후보 역시 노조를 통해 2009년과 2010년경 국회의원 62명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2013년 12월 법정 최고 한도 벌금 1000만원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는데, 민주회에 따르면 당시 사측 관리자들이 노조 불법정치후원금을 제공하는데 대규모로 참여한 것으로 드러난 바 노사가 사전에 공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구 사장과 최 후보 모두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장본인들이며, 노사가 과거 불법을 공모했다는 전제 하에 피고발인인 구 사장 등이 사측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최 후보를 당선시키려 위법행위를 했다는 의혹이다.

KT민주회 측은 “KT출신 CEO라는 기대와 달리 구현모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경영의 모든 부분에서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며 “오히려 더 교묘하고 치사한 방법으로 선거개입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더 이상 KT노조 선거에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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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KT 노동조합 선거개입 수사 속도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에서는 KT민주동지회 소속 2008년에서 2017년까지 선거에 출마한 조합원들에 대한 고발인 조사가 있었다. KT 측의 노조의 선거개입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진정된 사건으로 1년만에 착수했다.

진정의 요지는 △국정원, 고용노동부, KT노사협력팀이 KT노조선거에 총체적으로 개입된 사실 △민주후보 선거전략 및 동향 파악에 대한 통신감청 여부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자행된 KT노조를 무력화시기 위한 불법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조사다.

KT민주회 노조관계자는 “이번 이뤄진 고발인에 대한 검찰의 조사는 1년만에 이뤄진 수사로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오늘(11일) 고발장의 내용은 2020년 이번 선거에 대한 내용으로 두 사건이 같은 수사팀으로 배정돼 동시에 진행될 가망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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