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20년 8호] KT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안, 실제 성취를 위한 투쟁이 중요하다!

KT노동조합은 지난 8월 18일 중앙상집회의를 개최하여 2020년도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하였다. KT 노사는 8월 27일(목)에 단체교섭 제 1차 본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임금인상 5.1%, 장기성과급 제도 신설 등 KT노조가 제시한 9개 요구안의 내용은 대체로 지지할만한 요구들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요구안을 얼마나 성취해 내느냐일 것이다.

● 임금인상 5.1%, 실제 성취를 위한 투쟁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 동안 KT노조가 제시했던 단체교섭 요구안에 비해 실제 타결된 안은 항상 초라하기만 했다. 임금인상 요구안의 경우, 20011년도부터 2019년까지 KT노조는 평균 6.2%의 임금인상을 요구했지만 실제 타결된 인상률은 평균 1.8%에 불과했다. 애초 요구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성과를 올렸던 것이다.

많은 조합원들이 5.1%라는 임금인상 요구안에 대해서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은 이유는 KT노조의 이런 행태를 오랜 동안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회사측이 ‘코로나19’ 위기를 핑계로 댈 것이 분명하다. 회사를 강하게 압박할 실제적인 투쟁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행태로 볼 때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KT노조는 조합원들의 바람을 외면하지 말고 제대로 된 투쟁으로 요구안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기대에 못 미친 ‘장기성과급’ 요구안

​한편 KT노조는 ‘장기성과급 제도’신설을 요구했는데, 매년 영업이익의 5%를 조합원에게 배분하라는 요구안이다. 요구 자체는 지지할 만 하지만 5%는 너무 초라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KT의 작년도 영업이익은 7,392억원이었다.(KT단독 재무재표 기준) 이 금액의 5%에 해당하는 370억원을 2만 3천여명의 직원에게 배분하면 1인당 약 160만원 정도가 돌아가게 된다. 매년 단체교섭 타결 시 평균 200만원 수준의 성과보로금이 지급되어 왔는데, 그 금액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더구나 구현모 사장은 올 상반기에만 성과급으로 4억 3천만원을 수령하는 등 6억6천만원을 상반기 급여로 지급받았다. 이 외에도 언론에 공개된 전, 현직 임원의 급여는 황창규 전회장 22억5천만원, 이동면 전 사내이사 20억4천만원, 김인회 전 사내이사 11억1천만원, 박윤형 사장 5억3천만원 등이다. 각종 불법 행위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황창규 회장이 22억을 넘게 받아가고 있는데 KT조합원은 기존 보로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에 만족하라는 것인가? KT노조는 답해야 할 것이다.

​추측컨대 회사도 이 정도는 수용가능 하다고 볼 것임으로 ‘장기성과급 제도’는 타결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추후 민주노조로 집행부가 교체된다면 내년부터는 최소한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배분으로 확보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

● 명절상여금, 근속승진 도입, 기준급-역량급 통합 등

​그 외에 주목할 만한 요구안은 명절상여금 각 200만원 신설, 근속승진 도입, 기준급-역량급 통합 등이다. 이 중에 근속승진 도입(부활)은 민주동지회가 강력하게 주장해왔던 것인데 이번 요구안에 포함되었다. 현재 많은 직원들이 승진적체로 고통 받고 있는데 이는 근속승진 부활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 집행부가 근속승진제의 성취를 위해 진지하게 투쟁할 것인지는 의문이긴 하다. 따라서 이 또한 민주노조로의 교체 이후의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한편 ‘기준급·역량급 통합’도 민주동지회가 주장해온 것인데, 민주동지회는 2010년도에 기본급이 기준급과 역량급으로 나눠지면서 성과급이 축소된 것을 통합과 함께 원상복구시켜야 함을 주장해왔다. 2010년 이후에 입사한 직원 대부분이 모르는데,  2010년 노사합의 결과 성과급 기준이 기본급(기준연봉 월정액)의 600%에서 기준급(기준연봉월정액의 70%)의 750%로 바뀌면서 성과급이 대폭 축소된 바 있다. (기준연봉월정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600%에서 525%로 축소)

따라서 성과급 기준을 원상복원하지 않는, 즉 성과급을 현재보다 인상하지 않는 ‘기준급·역량급 통합’은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결과를 똑똑히 지켜볼 일이다.

​한편 명절상여금의 경우도 많은 조합원들이 바라던 것으로 원안대로 관철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기껏 각 100만원 정도로 적당히 생색내려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 ‘하후상박’ 방식의 임금인상이 필요하다!

​중요한 문제가 또 하나 있다. 고과연봉제 도입 이후 10여년이 지나면서 조합원간에 임금격차가 극심해졌다.  승진 적체 등 여러 이유로 젊은 연차의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에 머물러 있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하후상박’방식의 임금인상이 필요하다. 평균연봉을 기준으로 임금인상액을 결정한 후 ‘정액인상’을 시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며, 연봉수준을 분위 별로 나눠 낮은 분위에 더 높은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한다. 물론 궁극적으로 고과연봉제 폐지 또한 이뤄내야 한다.

​물론 지난 2년간의 경험을 볼 때 김해관 집행부가 위와 같은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동지회는 계속해서 고과연봉제 폐지와 하후상박 방식의 임금인상을 강력하게 주장해 나갈 것이다.

● 요구안 완전 쟁취를 위한 강력한 투쟁을 촉구한다!

​KT노조가 단체교섭에 임하는 태도 또한 비판 받아야 한다. KT노조는 지난 20여년간 ‘무분규 타결’로 일관해 왔으며 이런 자세는 올해도 변함없어 보인다.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도 모자랄 판에 양 손 내려놓고 있는 노조에 양보할 회사가 어디 있겠는가? 더구나 추석 전에 협상을 끝내겠다며 미리 타결 시점을 정해놓은 것 또한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비록 김해관 집행부의 2020 단체교섭 요구안에 대해 아쉬운 점을 지적했지만, KT민주동지회는 이번 요구안이 100% 원안대로 관철되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김해관 집행부가 ‘환골탈태’한 후 말만이 아닌 실질적 투쟁에 나서야 가능할 것이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김해관 집행부가 단체교섭 요구안의 완전쟁취를 위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KT노조는 8월 25일에 발표한 성명서에서 공언한 대로 “강력한 투쟁’을 불사해야만 한다.

​하지만 만약 김해관 집행부가 지난 관행대로 투쟁을 외면하고 또 다시 보잘것없는 합의안을 ‘성과’라고 내밀 경우 이를 강력하게 비판할 것임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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