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헐값 매각 ‘무궁화3호’ 국제소송 종결…KT 최종패소

헐값 매각 ‘무궁화3호’ 국제소송 종결…KT 최종패소

2020.03.12 09:08:27 / 최민지 cmj@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KT와 홍콩 위성전문회사 ABS가 무궁화3호 위성 소유권을 놓고 벌인 국제소송이 종결됐다. KT는 헐값에 매각한 무궁화3호를 되찾아오지 못하고 최종 패소했다. 위성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손해배상 판결에 따라 100만달러 이상을 지급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12일 KT 제38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T SAT은 무궁화3호 소유권 및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해 미국 연방 대법원에 상고허가를 신청했으나, 지난 달 기각 결정을 받았다. 6년이 넘도록 소송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끝내 KT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무궁화3호 사건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때 KT는 세금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제작한 무궁화3호 위성을 정부에 알리지 않고 2085만달러, 당시 환율로 약 205억원에 매각했다. 이 중 위성체 가격은 약 5억원 불과했다. 이 사실이 2013년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KT는 헐값에 국가 주요 자산을 해외에 팔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인공위성은 전략물자인 만큼, 해외로 매각‧수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와 인가절차를 받아야 한다.

이로 인해 무궁화3호가 위치한 동경116도 궤도에 대한 우주영토 분쟁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ABS는 무궁화3호가 한국 동경116도 위성망이 아닌 파푸아뉴기니 국제등록 위성망 동경 116.1도를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중재를 통해 양국 위성망을 조정하면서 분쟁을 해결했다.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는 매각계약 무효를 통보하고 KT 위성통신 자회사 KT SAT에게 소유권을 원상 복구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KT는 무궁화3호를 회수하기 위해 국제중재 절차를 밟았으나, ABS는 매각가를 넘는 금액을 요구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2013년 12월 ABS는 국제상업회의소 중재법원(ICC)에 위성매매계약 관련 소유권 확인 및 매매계약 위반에 대한 소송까지 제기했다. ICC 중재판정부는 2017년 7월 무궁화3호 위성소유권이 ABS에 있다고 일부 판정을 내렸다. 이에 KT SAT은 2017년 10월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이 판정을 취소하기 위한 소송을 걸었으나, 이는 기각됐다.

또한 ICC 중재판정부는 2018년 3월 KT SAT은 ABS에게 손해배상 ▲원금 74만8564달러 ▲2013년 12월1일부터 2018년 3월9일까지의 이자 28만7673.15달러 ▲판정일 이후 연 9%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KT SAT은 2018년 5월 뉴욕연방법원에 ICC 최종 판정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또다시 기각됐다. 단, 뉴욕연방법원은 공탁금 납부를 통한 최종 판정에 따른 지연이자 발생 중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당시 한원식 KT SAT 대표는 “5년간 국민께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계속 항소할 것이고, 최선을 다해 승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2018년 9월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에 제기한 항소에 이어 2019년 12월 미국 연방대법원 상고허가까지 모두 기각되면서 ABS 승소로 막을 내렸다.

<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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