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채용비리 공판에서 전 비서팀장이 증언
“‘상도동 어르신 비서관’ 외손녀, 매번 불합격이었는데도 최종 합격”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등의 부정채용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채 전 케이티(KT) 회장에게 약 1100명의 지인 리스트가 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 리스트에 김 의원이 “요주의” “중요도 최상”으로 기록된 사실도 공개됐다.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케이티 부정채용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케이티 비서팀장 ㄱ씨는 “이 전 회장이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들을 기록해놓은 지인 데이터베이스(DB)가 있다”며 “비서실 직원들이 이 전 회장의 지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회장님 지인 리스트’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을 공개하며 “전체 목록에는 약 1100명이 있다. 하지만 재판에서는 일부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파일 내용을 살펴보면, 김 의원 이름 옆에는 “요주의. 전화 관련 시비 많이 거셨던 국회의원으로 케이티 출신. 중요도 최상”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파일에는 김 의원 외에도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의 장인인 손진곤 전 변호사, 허범도 전 국회의원 등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파일에는 ‘김기수 상도동 어르신 비서관’이라는 인물도 등장했다. 검찰은 해당 인물의 손자는 2011년 케이티 공채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지만, 이듬해인 2012년 케이티 공채에서 외손녀인 허아무개씨가 합격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허씨가 매번 전형에서 다 불합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최종 합격했다”고 설명했다.‘김기수 상도동 어르신 비서관’은 김영삼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에서 일한 김기수(73) 전 수행실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같은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과 경제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