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통신구’ 복구는 했는데…‘20cm’ 모자라 또 점검 제외?

입력 2019.01.04 (21:37) 수정 2019.01.04 (22:01)

[단독] ‘KT 통신구’ 복구는 했는데…‘20cm’ 모자라 또 점검 제외?
[앵커]

초유의 통신대란 사태를 일으켰던 KT 통신구 화재는 불이 난 통신구가 소방 점검 대상이 아니어서 더 문제가 됐죠.

이걸 고쳐 보겠다며 정부가 시행령까지 바꿨는데,

KBS 취재 결과, 복구된 통신구가 또다시 점검 대상에서 빠져있었습니다.

김범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13일 KT 아현지사 화재 현장, 손상된 통신구 교체 작업이 한창입니다.

새 통신구의 모양은 원형, 지름은 1.8m입니다.

폭 1.9m, 높이 2.1m이었던 기존 사각형 통신구 안에 새 통신구를 넣는 방식입니다.

기존 통신구를 남겨두면 복구 기간을 다섯 달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게 KT측 설명입니다.

[KT 관계자 : “불이 난 상태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허물어지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기존 통신구를 꺼내기도 쉽지 않고…”]

다시 찾은 복구 현장, 아스팔트 포장까지 끝났습니다.

화재 한 달여 만에 사실상 복구는 마무리 단계입니다.

[현장 관계자/음성 변조 : “전 전주 금요일, 21일 날 덮자마자 바로 온 거야.”]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지난주 발표한 정부 통신재난 합동 대책에서 폭 1.8m,높이 2m 이상인 통신구가 새로 소방 점검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이 기준대로라면 KT 아현지사 지하통신구는 점검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높이 20cm가 기준에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사각지대 없애겠다며 시행령까지 고쳤는데, 정작 화재가 난 아현지사가 다시 점검 대상에서 빠진 겁니다.

[김문하/소방청 화재예방과 : “저희가 뭐 사전협의라든가 이런 걸 한 건 아니었고. 저희도 몰랐죠.”]

제대로 된 의사소통 없이 KT와 소방당국이 복구와 대책을 진행한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현장 확인도 없었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 “오히려 실제로 화재가 발생한 현장에 관련된 부분들 이런 부분들을 적용이나 고려는 상대적으로 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거든요.”]

KBS 취재가 시작되자 소방당국은 뒤늦게 새로 만들 시행령에서 지하구의 크기 기준을 삭제해 소방 점검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김범주 기자categor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