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단독] 황창규 회장과 KT 스포츠①…‘끝나지 않은 최순실

[단독] 황창규 회장과 KT 스포츠①…‘끝나지 않은 최순실

2014~2016년 KT 스포츠 사장, 모두 최순실 관계인 의혹…국정감사에서 다뤄져야

  • 박진종 기자
  • 승인 2018.09.14 18:53

[공감신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주인공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최순실, 차은택의 재판이 활발히 진행되며 결론을 향해 쉼 없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황창규 회장 KT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최순실 이야기’가 존재한다.

황창규 회장 KT가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최순실과 밀접한 관련 있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 그의 영향은 KT 본사를 넘어 그룹 곳곳에 퍼졌다.

지난 2016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참여한 다수의 국회의원이 황창규 회장을 최순실의 부역자로 지목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당 소속이던 이용주 의원은 2017년 1월 9일 최순실 국조 특위 제7차 청문회에서 황창규 회장을 ‘최순실의 부역자’로 지목하며 서둘러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국조 특위 위원이었던 정의당 윤소하 의원도 2017년 1월 5일 국회에서 논평을 통해 “황창규 회장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의 출연금을 이사회 승인 없이 결정하고, 사후 승인으로 처리했다. 차은택 전창조경제추진단장의 측근을 광고 담당임원으로 영입하고, 최순실 소유의 광고회사에 일감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황창규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자주 언급되는 단골인사가 됐고, ‘국민기업’을 표방하던 KT는 최순실의 부역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황창규 회장의 부정한 인사로 인한 KT의 피해는 ‘이동수 씨 등 인사’로 끝난 줄 알았으며, 대부분 KT가 더 이상은 추락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복수의 KT 내부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부정한 인사가 계열사인 KT 스포츠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황창규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하자마자 계열사 인사를 단행한다. KT의 주주총회는 3월에 열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계열사 사장들이 주총 전까지 직무대행 체제로 인수인계 등의 업무를 봤다.

KT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였다. KT 스포츠에는 내부 출신의 정모 씨가 사장으로 내정돼 있었다. 정 씨는 주총이 열리기 전부터 사장실에 출근할 정도였다.

하지만 주총에서 선임된 자는 정 씨가 아닌, 김모 씨였다. KT 출신도 아닌 김 씨가 갑작스레 KT 사장실로 들어서자 내부 관계자들은 혼란스러웠다.

‘국민기업’ KT에 최순실의 측은 인사를 진행해 재판을 받고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심지어 정 씨는 황창규 회장이 나온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직속 라인이었다. 누구도 정 씨가 사장자리에서 낙마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정 씨 역시 갑작스러운 인사 변동에 항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의심은 황 회장의 힘을 넘어서는 누군가에게 번졌다. 바로 BH(박근혜 정부 청와대)다.

궁금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결됐다. 2014년 KT 계열사 사장 인사에는 KT 스포츠 외에도 의문이 드는 인물이 또 있었다. 그런데 그 인물이 탄핵과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박근혜 전 대통령 선거 캠프 출신’이며, 김 씨와 같은 기업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T의 한 내부관계자는 “스포츠 사장에 앉았던 김 씨가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의 비선 의료인인 김영재 원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공감신문에 제보했다.

이후 KT에서는 스포츠 사장이 급작스레 바뀐데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최순실의 그림자는 김 씨가 돌연 사퇴한 다음, 더욱 짙어졌다. 김 씨는 특별한 인사변동이 없었음에도 자진해서 사퇴했다. 모두가 의아했지만, 후임자는 신속하게 결정됐다.

‘국민기업’ KT는 어느샌가 ‘최순실 부역기업’으로 변해 있었다.

후임자는 대학교수 출신의 김모 씨였는데, 그의 경력으로 인해 KT가 내외부적으로 시끄러웠다. 그래도 전임자 김 씨는 대기업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였으나, 후임자 김 씨는 전공이 시각디자인이었으며 대학에서 스포츠를 경험한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전임자 김 씨의 경력과 비교된다는 점, KT의 프로구단을 맡아야할 자리에 프로 스포츠 경험이 부족한 대학교수 출신이 앉았다는 점에서 내외부적으로 논란이 컸다.

하지만 후임자 김 씨는 2016년 2월 29일 KT 스포츠의 신임 사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그렇게 KT 스포츠는 또, 한 차례 의문스러운 인사를 거쳤다.

후임자 김 씨는 의심의 눈초리에도 광폭 행보를 보였다. KT 구단 감독 등 관계자들과 활발히 접촉하는 등 외부 활동에 집중했다.

그러나 문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위로 고개를 들던 2016년 12월 발생했다. 후임자 김 씨가 돌연 사퇴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사퇴의 변으로 ‘건강상의 이유’를 제시했다. 하지만 내부관계자는 “KT 스포츠에서도 최순실로 언론의 집중을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한 선제조치였다”고 말했다.

밝은 표정의 박근혜 전 대통령(가운데 오른쪽)과 황창규 KT 회장(가운데 왼쪽).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을 당했다. 현재는 관련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KT 스포츠의 이 모든 일들이 박 전 대통령 재임시절에 일어났고, KT의 수장은 황창규 회장이었다. 이제라도 KT에서 최순실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워야 한다. 내달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라도 중점적으로 다뤄야 한다.

최근 국회가 KT 문제와 관련해서는 소극적이라는 의문의 시선을 더는 받지 않아야 한다.

정작 최순실은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KT에서는 ‘최순실 이야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박진종 기자 | pjj@go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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