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KT의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들에게 5억여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다!

KT에서 불법적으로 시행된 ‘CP(소위 부진인력)퇴출프로그램’ 피해자들의 집단손해배상청구 소송이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을 양측이 수용함에 따라 5월 17일자로 확정되었다. 화해권고결정의 주요 내용은 피고인 KT가 도의적 책임에 따라 원고 103명에게 각 515만원씩 총 5억 3천여 만원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KT에게 당해왔던 CP피해자들의 고통과 불이익에 견주어 너무도 부족한 결정이지만 피해자들은 법원의 결정을 일단 수용하였다. 법원의 결정 취지가 인력퇴출프로그램이 KT본사 차원에서 불법적으로 시행된 것임을 재확인해준 것이기 때문이었다.

CP퇴출프로그램의 역사는 KT민영화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민영화 이후 KT는 노조파괴 컨설팅으로 악명이 높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에게 노사관계 컨설팅을 받았다. 이후 본격적으로 민주노조 활동가에 대한 탄압과 직원퇴출이 시작되었다. 2003년 명퇴거부자들에 대한 ‘상품판매전담팀(약칭 상판팀)’ 전환배치로부터 시작된 인간학대는, 2005년에는 ‘CP(소위 부진인력 C-Player) 퇴출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이 비밀프로그램은 CP로 지정된 퇴출대상을 괴롭혀 퇴출시키기 위한 정교한 SOP(Standard Operation Procedure)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의해 주되게 민주노조 활동가들과 명퇴거부자들이 본사에서 결정한 1,002명의 CP대상자들로 선정되었다. 이들은 생소한 업무분야로 전환배치되었고 저성과자로 내몰렸다. 학대와 왕따 등을 동원한 상시적인 퇴출압박으로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까지도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을 정도였다.

비밀리에 시행되던 CP프로그램이 세상에 폭로되고 법원에 의해 단죄되기까지에는 KT전국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의 역할이 핵심적이었다. KT노조가 수수방관하는 동안 KT노동인권센터의 조태욱 집행위원장이 주도적으로 나서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들을 지원하였고 KT사측에 맞선 소송을 벌여냈다. 잇단 소송과정에서 1,002명의 CP명단이 폭로되었고, 퇴출프로그램을 실행했던 관리자의 양심선언도 나왔다. 또한 2012년에는 본사에서 CP퇴출프로그램을 직접 작성한 직원이 양심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결국 기나긴 투쟁과 소송 끝에 대법원은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퇴출프로그램의 불법성을 확정 판결하였다. 이번 지급 결정도 이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기에 이루어진 것이다.

퇴출프로그램을 실행한 관리자, 문건을 직접 작성한 본사 직원의 양심선언 등이 잇따라 나오자, 대법원은 CP퇴출프로그램이 KT에서 전사적으로 비밀리에 실행한 것임을 확정 판결하였다.

 

하지만 KT는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으며 불법행위에 가담한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황창규 회장은 2014년 8천 여명의 구조조정 이후 업무지원단이라는 새로운 직원퇴출기구를 만들어 명퇴거부자와 민주동지회 회원들을 강제로 발령 내었고 현재까지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 KT는 이번에 내려진 법원의 결정을 계기로 지금이라도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업무지원단을 즉각 해체하여야 한다.

KT노동조합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T전국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가 CP퇴출프로그램을 폭로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여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KT노동조합은 단 한번도 이를 지원하지 않고 수수방관했다. 심지어 대법원의 확정 판결 이후인 2014년과 2015년에도 민주동지회가 진상규명과 불이익 해소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자 이를 수취거절하면서까지 철저히 외면했다.’ 노조를 노조답게’ 만들겠다고 조합원들에게 약속하며 당선된 김해관 집행부는 그 동안 KT노동조합이 CP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했던 과거에 대해서 반성하고 사과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CP퇴출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투쟁에 동참하여야 한다.

우리는 CP퇴출프로그램 피해자들의 요구를 담아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2018.5.24
KT전국민주동지회 / KT노동인권센터 / KT업무지원단 철폐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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