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희망퇴직 거부자에 새 업무 할당은 부당전직”

“희망퇴직 거부자에 새 업무 할당은 부당전직”

대법원, SKT 노동자 영업팀 발령에 “스스로 그만두게 하기 위한 것”

  • 김학태
  • 승인 2018.06.27 08:00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를 업무경험이 없는 영업부서로 발령한 것은 부당전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전직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SK텔레콤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SK텔레콤은 2015년 3월 특별퇴직을 하면서 성과가 부진하거나 업무사고가 있었던 본부에 퇴직신청 인원을 할당했다. 강아무개씨를 포함해 퇴직을 거부한 노동자 4명은 ‘저성과자 퇴출부서’로 소문난 다이렉트세일즈팀(DS팀)으로 발령받았다.

노동자들은 입사 뒤 최소 20년 이상 영업이나 판매업무를 한 경험이 없었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교육 없이 키즈폰이나 스마트워치 같은 상품을 할당된 목표만큼 팔아야 했다. 실적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 사유서를 쓴 뒤 경고를 받았다.

강씨를 비롯한 노동자들은 “특별퇴직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당사자 동의 없이 다이렉트세일팀으로 발령한 전직명령은 무효”라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구제신청을 기각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등법원도 중앙노동위와 같은 판결을 내렸다.

1·2심 재판부는 “강씨 등은 회사가 주장하는 DS팀의 설치 목적과 판매제품 선정에 적합한 인력이라고 보기 어렵고, 실질적인 교육 없이 새로운 업무를 부여하면 근로의욕을 떨어뜨려 스스로 퇴직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서울행법과 서울고법 판결을 인용했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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