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구조조정으로 직원 연쇄 자살…‘프랑스텔레콤’ 전직 간부들 기소

구조조정으로 직원 연쇄 자살…‘프랑스텔레콤’ 전직 간부들 기소

등록 :2018-06-17 16:47수정 :2018-06-17 19:49

프랑스 최대통신사 전직 최고경영자와 간부 6명
정신적 학대 혐의로 재판 회부
2008년 이후 직원 최소 19명 스스로 목숨 끊어
프랑스 최대 통신사인 오랑주(옛 프랑스텔레콤)의 전직 경영진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들을 정신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로이터> 통신은 16일 프랑스 예심재판부가 무리한 구조조정을 하면서 직원들의 자살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디디에 롬바르 프랑스텔레콤 전 최고경영자와 간부 6명을 정신적 학대 혐의로 기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이 회사 경영진은 2004년 프랑스텔레콤의 민영화가 본격화된 뒤 해고 대상 직원의 직무를 수시로 바꾸고, 모욕감을 주거나 따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발표된 노동감독관 보고서를 보면, 경영진은 직원들을 다른 일자리로 내몰고,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제시하면서 ‘병들도록’ 했다. 한 여성 직원(32)은 1년 동안 세 차례나 전근을 지시받고 자살을 시도했고, 다른 직원(57)은 회사를 비난하는 유서를 작성한 뒤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50대 기술직 직원은 해고 통보를 받은 뒤 열린 직원회의에서 흉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했다. 롬바르가 “좀 더 계획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나는 방법을 따지지 않고 그들을 창문으로 내보내든지 문으로 내보내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2008년부터 2년간 최소 직원 1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른 12명은 자살을 기도했고, 8명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모두 일터에 대한 무기력과 분노가 원인이었다. 프랑스텔레콤 노조는 같은 기간 업무 때문에 자살한 직원이 35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롬바르는 위기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2010년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끝까지 직원들의 자살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롬바르의 변호사인 진 베일은 기소 결정에 “터무니없다”고 반발했다.프랑스텔레콤은 2006년 이후 직원 2만2천명을 해고하고, 1만명은 기존에 했던 일과 전혀 다른 업무로 강제 전직시켰다. 이 회사 직원들의 비극에 프랑스 사회의 공분도 커져갔다. 사법당국이 이제라도 기소 결정을 한 배경이다. 이들의 혐의가 입증된다면 징역 2년형 혹은 벌금 3만유로(약 3830만원)의 처벌을 받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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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849435.html#csidx01c8b318ea4f6e9bf8dd9e9e75c8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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