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민주화연대] KT 본사본부의 민주후보 당선를 환영하며 KT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한다.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642회 | 작성: 2017년 12월 5일 2:52 오후제 13대 KT노동조합 중앙위원장 선거에서 KT민주화연대가 지지했던 이상호 후보가 아쉽게 낙선하였다. KT전국민주동지회(이하 KT민동회)의 이상호 후보는 30.4%를 얻으며 선전하였지만 회사의 불법적 선거개입과 기존 집행부의 불공정한 선거관리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함께 치러진 12개 지방본부의 위원장 선거에서는 광화문 사옥, 분당 본사, 우면동 연구소 등에 근무하는 조합원으로 이루어져 있는 본사본부에서 KT민동회의 정연용 후보가 당선되었다. 비록 1개의 지방본부지만 전체 조합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4,700여 명이 소속된 가장 큰 규모의 지방본부인 본사본부에서 민주파 후보가 당선된 것은 쾌거라고 할 수 있다. 한겨레신문에서는 이를 서울시장에 야당이 당선된 것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그 동안 KT에서는 친사측 집행부가 중앙위원장을 20여 년간 잡고 있고, 2002년 민영화 이후로는 민주파가 단 한 차례도 지방본부 위원장에 당선되지 못해왔다. 본사본부에서의 민주후보 당선은 철옹성같이 보였던 KT의 노무 관리에 파열구를 낸 것이고 KT조합원들의 자신감 회복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KT노조선거는 전과는 다른 정치 상황에서 치러졌다. 박근혜를 끌어내린 촛불 운동이 있었고 정권이 교체됐다. 박근혜 비리에 협조했던 KT황창규 회장은 퇴진설이 나오는 등 입지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런 정세 때문에 이번 선거에 대한 KT 안팎의 기대감이 있었다. 본사본부에서 민주파가 승리한 것은 이런 예상이 어느 정도 들어맞은 결과였다. 본사본부에는 상대적으로 젊은 조합원이 많은데, 이들 중 상당수가 광화문 사옥에 근무하면서 촛불 운동을 가까운 거리에서 경험했다. 30곳이 넘는 단체가 모여 결성한 KT민주화연대가 광화문사옥 앞에서 여러 차례 집회를 하고 매주 수요일마다 규모 있게 홍보전을 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줬을 것이다. 광화문 사옥에서 민주파 후보가 특히 큰 격차로 승리한 것이 인상적인데 KT민주화연대는 그간의 연대활동이 본사본부의 승리에 도움을 준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한편 본사본부는 광화문 사옥같이 단일 건물에 노동자들이 집중돼 있어 다른 곳처럼 사측이 투개표소를 잘게 쪼개 통제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도 승리의 한 요인이었다.
반면 중앙위원장과 다른 지방본부 위원장 선거에서는 회사의 불법 선거개입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였다. 선거 돌입 직전에 KT의 노무관리 실세임원이 친사측 후보의 선정과정을 주도하고 KT회장 황창규가 ‘낙점’하는 방식으로 후보가 결정되었다는 제보가 폭로되었는데, 이는 이번 선거에 KT사측이 임하는 자세를 보여준 것이었다. 자신들이 낙점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회사는 은밀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섰다. 회식자리에서 1번 후보 지지를 요구한 관리자, 민주파 후보에 대한 추천서명을 취소하도록 압력을 넣은 관리자 등이 드러나 고발되었다. 팀장들이 조합원들을 개별면담하며 1번 후보에 대한 투표를 강요한 정황도 광범위하게 드러났다. 이런 결과로 충북과 제주에서 민주파 후보의 등록이 무산되었으며, 선거 초반 조금씩 살아나는 듯했던 조합원의 자신감은 선거 중반 이후 다시 주춤해지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편 조합원들이 자신의 투표성향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민주파에 투표하지 못하도록 투개표소를 잘게 쪼개는 방식이 이번에도 적극 사용되었다. 전체 435개 투개표소 중 20명 이하 투개표소가 202개에 달했고,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300개소가 40인 이하 투개표소였다. 심지어 4인짜리 투개표소도 있었다. 회사의 개입과 잘게 쪼갠 투개표소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조합원들이 민주파 후보에 투표하지 못하도록 억눌렀다. 선관위가 전체 투개표소의 개표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전부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이상호 후보의 득표가 0인 투표소가 51개소나 확인된 것은 이런 상황이 낳은 결과이다. 대형 투개표소 위주로 이루어진 본사본부에서 이상호 후보가 51%를 얻고 정연용 후보가 승리한 것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타 지방본부의 선거결과는 회사의 개입과 잘게 쪼갠 투개표소가 조합원의 표심을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통합투개표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우리는 이번 KT노조선거에서 발생한 회사의 불법 선거개입과 기존 집행부의 불공정한 선거관리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KT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 미온적 태도를 보인 노동부와 문재인 정부는 이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부에 고소장이 접수된 KT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와 처벌에 나서야 한다. 돌이켜보면 KT 사측의 후보‘낙점’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노동부에서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하며 진상규명에 나섰더라면 선거의 전체 판도는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 동안 천명해온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단 의지가 못 미더운 이유이다. 문재인 정부는 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MBC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섰던 자세를 KT에 대해서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문재인 정부가 이야기한 부당노동행위 엄단방침은 정치적 이해득실을 고려하여 적용되는 잣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KT그룹적폐청산, 민주노조건설, 비정규직 정규직화, 통신공공성 실현을 위해 모인 ‘KT민주화연대’는 앞으로도 KT노동자들의 투쟁에 계속 연대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본사본부에서의 민주후보 승리가 KT노동자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보며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KT민동회가 본사본부의 승리를 디딤돌 삼아 이후에는 반드시 민주노조 승리를 이뤄내길 바라며 함께 연대할 것이다. 한편 이번 KT노조선거를 통해서도 KT황창규 회장은 시급하게 청산되어야 할 적폐임이 더욱 분명해졌다. 우리는 황창규 회장의 처벌과 퇴진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KT에 민주노조가 승리하고 비정규직이 정규직화되고 통신공공성이 실현될 수 있도록 더욱 힘차게 연대에 나설 것이다.
2017년 12월 5일
KT그룹적폐청산, 민주노조건설, 비정규직정규직화, 통신공공성 실현을 위한 범시민공동대책위원회
※ 참고: KT 민주화연대 참가단체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조, 노동당,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자연대, 노동전선, 민변 노동위원회, 민족민주열사추모연대, 민주노총, 민주노총법률원,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중연합당, 발전노조,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새민중정당, 서울지하철노조, 세종호텔노조, 전국여성노조연맹, 전국철도노조, 전국학생행진, 전태일노동대학, 전해투, 정의당 노동본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투기자본감시센터, 평등노동자회, 한국진보연대, 희망연대노조, 4.9재단, 5678도시철도노조, KT노동인권실현을 위한 전북대책위, KT새노조, KT전국민주동지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