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 20년 만에 민주노조 지방본부 위원장 후보가 당선됐다. KT노동조합 선거는 중앙 위원장과 12개 지방 본부 위원장을 선출하는데 이 중 본사가 있는 분당의 지방 본부 위원장에 민주노조 정연용 후보가 당선됐다.
정 후보의 당선은 지난 1997년 임기가 끝난 KT 민주노조 유덕상 집행부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20일 KT전국민주동지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진행된 13대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 정연용 후보는 본사 투표자 3천740명 중 1천893표(50.61%)를 얻어 2위와 100여표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정 후보자가 당선된 본사는 총 조합원 4천500여명으로 조합원이 가장 많은 지역본부다.
정연용 당선인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촛불 민심으로 정권이 교체 된 후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국정농단에 부역한 KT 황창규 회장, 여기에 협조한 어용노조에 내린 조합원들의 심판”이라고 평했다.
정 당선인은 “그간 노어용노동조합이 저질렀던 비리와 수많은 악행으로 고통 받았던 조합원들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민주노조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비록 중앙 위원장 선거에서 패했지만 이번 승리가 KT 민주노조 운동의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권에 의한 낙하산 근절, 단기실적 위주 경영, 특히나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회사의 불법적 선거 개입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법적 대처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당선인은 지난 1995년 KT의 전신인 한국통신에 입사해 줄곧 민주노조 운동을 해왔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사측의 후보 ‘낙점’과 선거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기호 1번 김해관 후보가 1천1천84표(68.31%)를 득표해 4천940표(30.44%)를 받은 KT전국민주동지회 소속 이상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