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공식적 사과는 이번이 처음
“교훈 삼아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투명한 경영 약속
황창규 케이티(KT)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부역한 것과 관련해 28일 투자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황 회장이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총 18억원의 회삿돈을 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 최순실 측근을 광고담당 고위임원으로 영입하고 최순실 소유 회사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해 물량을 몰아주는 등 국정농단 사태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난 것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황 회장은 28일 오전 실적 발표 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코퍼레이트 데이’에 참석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고 케이티가 전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 70여명이 참석했다. 황 회장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주주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외풍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일관되고 투명한 경영활동을 위해 임직원과 주주 등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시간을 갖고 공감대를 확보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선진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그는 또한 “케이티는 더이상 네트워크를 깔고, 통신요금만 받는 기업이 아닌 사람을 위하는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전에 없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 지능형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을 시장 흐름과 고객의 눈높이는 물론 수익까지 고려해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앞서 황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에 부역한 게 검찰조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연임 자격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그는 특히 2015년 취임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부적절한 낙하산 인사 요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을 스스로 저버린 셈이 됐다. 하지만 이사회가 시간적으로 황 회장만한 능력을 갖춘 인물을 새로 찾는 게 쉽지 않다며 추천을 강행해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케이티 내부에선 아직도 “이번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 황 회장의 연임 자격 논란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한편, 케이티는 이날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5조6117억원의 매출을 올려 41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8.3% 증가했다. 케이티는 “1분기에 4천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12년 이후 5년만이고, 2015년부터 3년 연속 1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황 회장 취임 이후 지속하고 있는 질적 영업과 구조적 비용 혁신이 뒷받침이 된 결과”라고 설명했다.이동통신 매출은 1조79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1% 감소했고, 유선 매출은 1조2543억원으로 1.9% 줄었다. 케이티는 “회계 기준 변경으로 안심플랜서비스 등이 이동통신 매출에서 제외됐고, 유선 매출은 유선전화 이용량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4.4% 늘었고, 미디어·콘텐츠는 16.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