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연임 노리는 권오준·황창규, 같은 듯 다른 것은?

연임 노리는 권오준·황창규, 같은 듯 다른 것은?

좋은 성적표 받아들었지만 ‘최순실 게이트’ 의혹 해소해야

전수영 기자 jun6182@polinews.co.kr2016.12.15 17:14:16

▲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과 황창규 KT 회장 <사진=각 사 제공>

[폴리뉴스 전수영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은 모두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 두 기업 모두 해당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주인이 없는 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임기 종료를 목전에 둔 두 사람이 과연 연임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이 수장에 오를지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

과연 권 회장과 황 회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예측이 오가고 있다.

권오준·황창규, 취임 후 실적 좋아져 ‘좋은 평가’

권 회장이 취임한 2014년 포스코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65조984억 원, 영업이익 3조213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매출액 61조8646억 원, 영업이익 2조9961억 원 대비 각각 5.22%, 7.2% 늘었다. 2012년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권 회장은 말끔히 씻어냈다.

하지만 2015년도는 실적이 또다시 하락했다. 매출액은 58조1923억까지 내려앉았고 영업이익은 2조952억 원으로 추락했다.

이 같은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권 회장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철강 제품의 과잉현상이 일었고 거기에 중국 철강기업들이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국내 철강업체들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매출 38조661억 원, 누적영업이익 2조3726억 원을 달성하며 매출액은 전년 수준과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영업이익은 3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포스코의 4분기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권 회장의 경영능력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 또한 연임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비율이 대폭 낮아졌고 주가도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POSCO the Great’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비철강 부분에 있어서도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리튬 추출 기술, 2차전지 소재 기술 등 포스코 고유기술의 상업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출사표를 냈다.

권 회장은 “지난 3년간 회사 경쟁력 강화와 경영실적 개선에 매진한 나머지 후계자 양성에 다소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회사를 이끌어 나갈 리더 육성을 위해 올해 도입한 톱 탤런트(Top Talents) 육성 프로그램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창규 KT 회장도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며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 첫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조3422억 원, 영업손실 2917억 원을 기록했다. 전임 이석채 회장이 벌여놓았던 일들을 추스르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2013년 3만1592명에 달하던 종업원 수가 2014년 말에는 2만2663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앞서 이 전 회장 재직 당시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만큼 황 회장은 방만한 사업에 대한 내실화 작업을 벌였다.

이 결과 2015년을 마무리 지은 상황에서 KT는 매출액 2조2281억 원, 영업이익 1293억 원으로 매출액은 다소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취임 전인 2013년 성적을 뛰어넘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매출액 5530억 원, 영업이익 4016억 원을 올리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이동통신시장의 차세대 핵심 기술인 5G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며 세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기술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며 KT가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그는 수차례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에서는 황 회장이 자신이 임기 중 준비했던 5G 기술력의 완결판을 전 세계인에 소개하기 위해서라도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황 회장은 아직까지 자신의 거취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두문불출하고 있어 그가 연임에 도전할 것인지 아니면 포기할 것인지는 안개속이다.

KT는 12월 말 또는 1월 초에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인선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 회장, 회장직 오른 과정+포레카 매각 의혹
황 회장, 낙하산+삼성 경영 DNA 이식 내부 반발

하지만 그의 발목을 붙잡는 것도 있다. 바로 우리 사회를 크게 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의혹이다.

권 회장은 회장 자리에 오르는 과정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함께 차은택 씨가 광고 계열사인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려 한 과정에서도 연루가 있었다는 여론이 일고 있어 결과에 따라 연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권 회장 측은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황 회장도 ‘낙하산 인사’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황 회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이 최순실 씨와 차은택 씨가 추천한 이동수 씨와 신혜성 씨를 각각 광고 발주를 담당하는 전무와 상무보로 앉혔다. 이들은 실소유주가 최순실 씨로 알려진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 일감을 몰아줘 최 씨가 부당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는 비판에 쌓여 있다.

이 씨는 이런 인사 문제에 대한 의혹이 일자 곧바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신 씨는 입사 후 얼마 되지 않아 그만뒀지만 여전히 연임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황 회장은 회장에 오르며 자기 사람 챙기기를 했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을 맡았었던 황 회장은 김인회 전 삼성전자 상무를 비서실장으로, 삼성전자 인사팀 정보보호그룹 소속이었던 이상용 씨를 상무에 앉혔다. 또한 최영민 삼성전자 인재개발센터 인재그룹장을 KT 그룹인재개발아카데미장으로 영입했다.

여기에 서준희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을 비씨카드 대표이사로, 최일성 전 삼성물산 상무를 KT 에스테이트 대표이사로 앉히며 삼성의 경영 DNA를 이식시키기 위해 일방통행만을 강조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KT는 사추위를 12월 말에서 내년 1월 초에 사추위를 구성하고 후보를 공모한 후에 차기 회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후보 공모가 시작되면 많은 이들의 이름이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황 회장이 사업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지 않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주인 없는 기업’이기 때문에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코드를 맞추려 했던 약점이 있었는데 이번 최순실 게이트와의 연루설이 불거진 만큼 황 회장이 후보로 나서는 것은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임헌문 매스(Mass) 총괄 사장이 사추위에 참여할 것으로 유력시되는 가운데, 최근 황 회장이 임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연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 취임 이후 KT가 튼튼해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5G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외부에서 영입한 삼성 출신 계열사 사장들도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도전한 것도 황 회장으로서는 호재다”면서도 “하지만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 의혹이 있어 이를 말끔히 해소하지 못할 경우 실적과 경영 성과에 상관없이 반발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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