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와 정호성 전 비서관 등 공소장에 적시
주요기관장 인선안 사전에 최씨에게 전달
3급기밀 정상회담 준비자료, 통화 내용 등도 유출
주요기관장 인선안 사전에 최씨에게 전달
3급기밀 정상회담 준비자료, 통화 내용 등도 유출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총장·국정원장·감사원장 등의 인선안을 최순실씨에게 사전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상 비밀문건인 국외 정상회담 자료도 여러 건 최씨에게 넘어갔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 20일 공개한 최씨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공소장을 보면,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통령 지시를 받아 공무상 비밀이 담긴 문건 46건을 최씨에게 전달했다.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2월부터 4월까지 주요 기관장들의 인선안 문건이 사전에 최씨에게 전달됐다. 국정원장과 총리실장, 금융위원장 인선 발표안은 발표보다 하루 빠른 3월1일 최씨에게 전달됐다. 당시 남재준씨와 신제윤씨, 김동연씨가 각 기관장에 내정됐다.3월13일에는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경찰청장 등 기관장 25명 인선안이 최씨에게 전달됐고, 실제 발표는 이틀 뒤인 15일 이뤄졌다. 당시 채동욱씨와 김덕중씨, 이성한씨가 내정됐다. 13일에는 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문화재청장 인선안이 최씨에게 전달됐고, 국무조정실 1차장 등 차관급 21명 인선안도 최씨에게 전달됐다. 국정원2차장과 기조실장 인선안은 최씨에게 전달된 지 일주일여 뒤인 12일에 발표가 이뤄졌다. 서천호, 이헌수씨가 각각 임명됐다. 박 대통령은 주요국 정상과의 회담 추진 내용도 최씨에게 여러 차례 넘겼다. 2013년 5월 이뤄진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의 경우, 두 달 전인 3월8일 최씨에게 추진안이 전달됐다. 외교부 3급 기밀 문건이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갖는 정상회담으로,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한미 에너지 협력장관 공동성명’도 발표됐다.그해 3월6일 박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를 했는데, 당일 통화 자료와 한중일 정상회의개최 및 한일 간 현안 문제 논의 자료가 최씨에게 전달됐다. 4월12일에는 나토 사무총장 접견 자료와 미 국무장관 접견자료, 유엔 사무총장과의 통화 자료, 북핵 문제 관련 고위 관계자와의 접촉 내용이 최씨에게 전달됐다.암호가 붙은 4건의 외국 순방 추진 자료도 2013년 말부터 2014년까지 최씨에게 전달됐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유럽 순방 계획은 ‘대평원’, 중동 순방은 ‘계절풍’, 북아메리카 순방은 ‘북극성’, 이탈리아 순방은 ‘선인장’으로 표기했다.앞서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공개된 ‘드레스덴 연설문’(2014년 3월27일)과 ‘복합 생활체육시설 추가 대상지안 검토’ 문건(2013년 10월2일),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근절방안 보고’ 문건(2014년 4월29일) 등도 최씨에게 유출된 사실이 공소장에 포함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에는 ‘로잔 국제스포츠 협력 거점 구축 현황’ 자료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최씨에게 전달됐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