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국민연금, 미르에 기부한 18개사 경영진 책임 물어야”…KT 이사회 결의 없이 출연 배임 논란

"국민연금, 미르에 기부한 18개사 경영진 책임 물어야"...KT 이사회 결의 없이 출연 배임 논란
  • 신현석 기자
  • 승인 2016.10.17 17:36

 

투기자본감시센터 윤영대 대표(왼쪽)과 김영준 공동대표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모금 등에 청와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밝혀달라며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일요경제]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통해 미르재단에 자산을 기부한 기업의 경영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단법인 미르에 기부한 30개 회사에 대한 국민연금 투자내역’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이 미르에 기부한 30개 회사 중, 미상장된 5개사를 제외한 25개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중 18개 회사에서는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금태섭 의원은 “특히, 국민연금은 KT의 1대 주주였으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LG화학 등 12개 기업에서는 2대 주주였다”라며 “국민연금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식의 8.75%(17조 규모)를, 미르에 가장 많은 금액(68억원)을 출연한 SK하이닉스 주식의 8.34%(1조7000억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이어 금 의원은 “KT '이사회 규정'에 의하면 ‘10억원 이상의 출연 또는 기부’ 시 이사회에서 결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T 경영진은 이러한 절차 없이 미르재단에 11억원을 출연했다”며 “이는 이사회 규정 위반은 물론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배임행위”라고 지적했다.

금태섭 의원은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기업에 손해를 가한 경영진에 대한 통제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의 주주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낸 연금보험료로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미르와 K스포츠에 수십억원의 현금을 기부한 투자회사에 대해 그 적정성 여부를 반드시 물어야하고, 위법성이 있다면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014년 2월, ‘국민연금이 주주로 있는 대기업의 주주총회에서 횡령 및 배임을 저지른 경영진의 이사 선임을 반대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지침‘ 개정 논의가 있었으나 끝내 불발됐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에 반대하는 전경련의 반발에 밀린 것이다.

 

신현석 기자  somegood11@ilyo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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