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단독/미르재단 기부, SK하이닉스 68억 최고, GS그룹 8개사 참여

단독/미르재단 기부, SK하이닉스 68억 최고, GS그룹 8개사 참여

  • 최윤정 기자
  • 승인 2016.09.20 14:59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배경을 놓고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미르재단은 2015년 10월, K스포츠재단은 올해 1월에 설립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제기하는 두 재단의 특혜 의혹 요지는 ▲인허가 과정 ▲기부금 조성 등이다. 더민주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신청 하루 만에 허가가 났고, 신청서류를 보면 장소와 날짜만 다를 뿐 모든 기록이 같다. 설립 몇 개월 만에 486억원과 380억원, 약 900억원에 이르는 기부금이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들은 전경련과 대기업을 움직여 출연금을 모집한 당사자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지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지가 미르재단에 참여한 기업들의 기부 내역을 조사한 결과 총 16개사에 평균 30억 3750만원으로 확인됐다. 그룹별로는 지에스그룹이 8개사, 삼성그룹이 4개사, 현대차그룹이 3개사로 엘지그룹 2개사 순으로 참여도가 높았다.

미르재단은 ‘문화사업’을 목적으로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해 2015년 10월 27일 설립됐다. 미르재단은 설립 1개월여만인 10월 366억2000만원의 기부금을 확보한데 이어 11월에는 119억8000만원을 기업들로부터 기부 받아 총 486억원의 출연금을 모집했다.

미르재단은 공익법인 공시사이트에서 조사한 ‘기부금 수입상위 30개 공익법인’ 중 23위에 올라와 있을 정도로 기부금 규모가 컸다.

미르재단에 기부한 기업 중 단일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가 68억원을 기부해 가장 많이 기부했다. 이어 삼성전자 60억원, 현대자동차 46억원, 엘지화학 38억원, 포스코 30억원 등이다.

미르재단에 기부한 대기업은 모두 16개사이다. 그룹별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곳은 삼성그룹으로 삼성전자 60억원, 삼성물산 15억원,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각각 25억원을 기부해 총 125억원을 기부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아차 18억원, 현대모비스 21억원 등 총 85억원을 기부금으로 기부했다. 엘지그룹은 엘지화학과 엘지디스플레이가 각각 38억원과 10억원을 기부 총 48억원을 기부했다. 전경련 허창수 회장이 이끄는 지에스그룹은 가장 많은 계열사들이 기부에 동참했다. 지에스건설 등 8개 계열사가 기부에 참여해 총26억원을 기부했다.

SK하이닉스가 단일기업으로 가장 많은 기부를 한 이유는 뭘까.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부 동기를 묻는 질문에 “미르재단 기부와 관련해서 알아보고 답해주겠다”고 말한 뒤 답변하지 않았다.

(주)한화는 15억원을 기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4년 2월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으나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눈길을 끄는 점은 재무구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도 미르재단 기부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한진그룹의 대한항공은 10억원을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3억원을 기부했으며,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핵심계열사로 4억원을 기부했다.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공기업 성격이 큰 케이티가 11억원을 기부한 점도 눈길을 끈다. 케이티는 황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한 바 있다. 이런 케이티가 느닷없이 신생 재단인 미르에 11억을 쾌척한 것을 놓고 케이티 직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최윤정 기자  chy06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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