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내부 정보시스템 통합한 KT, 직원 마음은 통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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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국회에서 열린 'KT 노무관리 문제 해결과 상생 방안' 토론회 모습. 이날 토론회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명숙 민주당 의원과 유승희 민주당의원이 공동주최했다.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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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KT 광화문사옥에서는 이석채 KT회장이 4년째 공들여 추진한 '내부 정보시스템 통합 프로젝트'의 완성을 홍보하는 행사가 열렸다. 반면 같은 날 국회에서는 KT 자회사인 BC카드와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강압적인 노무관리를 지탄하는 국정감사 이슈 토론회가 열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KT가 내부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기술을 완성했지만 정작 내부 직원들의 마음을 통합하는데는 실패한 것이다.

내부 정보시스템 통합프로젝트(BIT; Business Information system Transformation)는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여러 시스템을 글로벌 표준 플랫폼을 기반으로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KT가 2009년 KTF와의 합병 이후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이날 국회 의정관에서 열린 'KT노무관리 문제 해결과 상생방안' 토론회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명숙·유승희 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최근 전남에 있는 KT지사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사측의 노동탄압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며 "그런데 이제 KT가 자회사에까지 노무관리를 주입시키고 노조활동을 제한하고 강압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전남지역 KT에 다니는 A씨가 노사 단체교섭안 투표에서 사측이 찬성표를 찍도록 개입했다고 밝힌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유서에서 "단체교섭 찬반 투표 후 검표가 두려워서 항상 (내가 찍은 찬성표를) 사진으로 남긴다"며 "반대표를 찍은 것으로 판명된 직원은 어김없이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다"고 유서에 남겼다.

조 위원장은 "KT가 경영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후 BC카드와 스카이라이프에 노무담당자를 직접 파견하며 노사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또한 자회사 직원들 개인정보를 KT가 자회사로부터 가져가는 등 노동조합의 활동을 감시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스카이라이프 노동조합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에서는 노동조합 선거 직후 적극적으로 노조활동을 한 조합원들이 지방발령 등의 부당 인사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를 담당한 김기덕 변호사(노동법률원 새날 원장)는 "자회사인 BC카드와 스카이라이프 노동조합 운영에 조직적으로 개입하는 KT는 회사조직이 아니라 범죄조직"이라며 "노조활동 이유로 인사의 불익을 주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노조법 위반에 대해 수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근로감독관과 검사들이 손 놓고 있는 것도 KT 노무관리 사태를 키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경호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은 이렇게 문제가 많은데도 언론매체에서 보도된 걸 본 적이 없다"며 "우리가 아는 KT소식은 올레광고 뿐"이라며 KT의 노무관리 실태를 보도하지 않는 언론에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이 부위원장은 "요즘 KT의 실적이 좋지 않고, 스카이라이프는 작년엔 실적이 괜찮았지만 올해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노동을 저질로 취급하며 이익을 내려는 기본도 모르는 경영자가 무슨 성과를 낼 수 있겠냐"며 "노동자를 협력의 대상자로 보지 않고 탄압하는 기업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단언하며 KT의 노무관리 개혁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명숙 의원은 "이석채 사장 하의 KT가 강압적인 노무관리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절망감을 주는 것으로 언론의 질타의 대상이 된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비씨카드나 KT스카이라이프 등 자회사를 대상으로 노동권을 탄압하는 KT식 노무관리가 중단되도록 이번 국정감사에서 주시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번 국감에서 KT식 노무관리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룰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감 증인채택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석채 KT 회장이 이번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서게 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최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은 이석채 회장의 노무관리로 직원들의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는 반드시 이 회장을 증인석에 세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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