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설 방어용? 친박·친이 무차별 영입… 2분기 실적부진에 영업정지까지

이석채 KT 회장이 최근 거론되는 퇴진설을 일축하기라도 하듯 잇따라 독단적인 인사 전횡을 휘두르고 있다. 30일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KT는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정책 특보(홍보단장)을 지냈던 임현규씨를 BS(비즈니스서비스)추진실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임 부사장은 지난 2007년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 5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출소했다. 

임 부사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던 이원종씨가 이 회장에게 소개해 발탁된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임 부사장이 계명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KT의 미디어 사업 전략, IPTV 등 방송규제 관련 정책 및 대응에 있어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폐지되다시피한 BS추진실에 발령된 것은 위인설관에 가깝다는 게 KT 안팎의 평가다.

이 회장의 인사 전횡은 올해 들어 부쩍 늘어났다. 지난 3월 홍사덕 전 한나라당 의원 등 친박계 중진 정치인들을 영입한 사실이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 KT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홍 전 의원은 “연봉을 많이 받는다”면서도 “딱히 하는 일이 많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친박계인 김병호 전 한나라당 의원도 고문으로 영입됐다. KT 중부네트워크 여의도지사가 있던 건물에 김 전 의원의 사무실까지 마련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KT이석채 회장(좌) 박근혜 대통령(우)
 
 
이밖에도 뉴라이트 대변인을 지낸 변철환 민생경제연구소 상임위원을 KT경제경영연구소 상무로 영입해 논란을 빚기도 했고 이 회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을 하던 시절 부하 직원으로 일했던 이성해씨와 석호익씨 등을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 고문으로 내려 보내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변씨의 인사 발령은 미디어오늘 보도로 확인됐고 지난 2월과 3월, 이씨와 석씨의 인사 발령도 최근에서야 확인됐을 정도로 낙하산 인사는 은밀하게 진행됐다.

이 회장이 고액 연봉의 낙하산 인사를 남발하면서 측근들에게 논공행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KT 노동자들의 자살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KT노동인권센터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현직 직원 가운데 자살로 숨진 사람이 24명이나 된다. 지난 25일에도 수도권 강북고객본부에서 일하던 박아무개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KT 부산본부에서 일하던 노동자 김아무개씨가 역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은 “전체적으로 자살이 증가하는 건 KT의 살인적인 노무관리에 원인이 있는 게 분명하다”면서 “실적에서 밀려나서 F 고과를 2번 받으면 연고가 없는 지방으로 발령나는데 살아남기 위한 경쟁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임기를 채우기 위한 활동에는 돈을 물 쓰듯 쓰는 반면 정작 통신과 영업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KT는 이명박 정권 시절부터 친이계인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과 김규성 전 대통령직인수위 팀장, 이태규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서종열 전 인수위 전문위원, 윤종화 전 청와대 경제비서실 행정관 등을 요직에 앉히며 낙하산 기업이란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이 회장은 경영자문을 명분으로 이명박 정부 때는 친이계 인사들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는 친박계 인사들을 끊임없이 영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이 회장은 민간기업의 대표로써 자신의 경영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이에 대한 분명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이 회장이 이러한 경영능력이 아닌, 소위 정권에 줄을 대는 형식으로 자신의 임기를 이어 간다면 이는 부적절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이러한 외부 인사 영입이 공교롭게도 이 회장 퇴진설이 나도는 가운데 진행된 것이어서 문제가 더욱 크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때 기업인 만찬에 초대받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청와대의 인사 개입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이 회장이 2015년까지 임기를 채우는 건 아무래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은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친박 실세로 꼽히는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KT 낙하산 인사와 관련 “KT 인사권자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KT 실적도 참담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KT가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도는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달성할 거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한화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 지난 분기 대비 -8.5%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입자가 줄어든 데다 무선 사업부문 매출이 부진하고 마케팅 비용이 줄었지만 기타 비용이 늘어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KT는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30일부터 7일 동안 영업정지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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