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됐지만 민간기업 아닌 KT, 포스코 [ 2013.03.24 ]

박근혜 정부가 정부투자기관과 금융및 일반공기업에 대한 장 교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KT와 포스코(POSCO)의 CEO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와 포스코는 모두 과거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를 거쳐 민간기업이 됐다. 

그러나 외부입김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자체적인 힘보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외풍에 시달리는 것은 모양은 민간기업이면서도 여전히 민간기업으로 바로 서지 못하고 있다.  

 

KT 이석채호 흔들기, 계속되는 '설설설' = 청와대 일각에서 KT와 포스코는 민간기업이라며 수장 교체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여당에서는 KT 이석채 회장이 새정부에서 가장 먼저 교체될 것이란 얘기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KT 수장 교체전망이 나왔지만 박 대통령 취임 직후 검찰이 KT 이석채 회장에 대해 참여연대 고발사건 수사에 착수하면서 이 회장을 정조준했다는 얘기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기업고발 사건에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이석채 회장의 측근에 대한 정리도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이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중앙위원이 제명됐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대선 직후 조일환 새누리당 중앙위 노동분과 부위원장을 제명했다.

KT는 그동안 노조집행부가 새누리당 성향을 보여왔다. 새누리당 당원이 많고 중앙위원회 노동분과에서도 적극 활동해왔다. 이는 새누리당 중앙위원회와 사측 사이에 중간 매개역할을 했다.

 

조 전 부위원장은 KT노조 경인지부장을 맡고 있다가 2011년 말 실시된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현 집행부가 불법선거운동을 한다며 노조선거 집행정지 가처분소송을 냈다가 철회하면서 경인본부에서 서울로 근무지가 옮겨지며 노조 조직표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석채 회장의 비선상 막강한 권한을 갖고 그룹 계열사를 총괄하고 있다. 노조내에서 현 노조위원장 다음의 서열 2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권에서는 이런 조씨에 대한 새누리당의 제명조치는 지난해 대선에서 당원으로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했는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회장에 대한 여권의 시각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사정당국에서는 이 회장의 비리혐의 등을 포착해 내사 중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여권의 눈밖에 났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비자금 조성설까지 흘리면서 이 회장 측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노동분과 관계자는 "이 회장이 상당한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정황이 포착됐고 상당한 정도로 내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중앙위원들은 얼마전 인천의 한 휴양소에 모여 중앙위 다른 관계자들과 수시로 통화하며 상황을 체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각료인선을 앞두고 미래과학부 장관을 노리고 언론플레이를 시도했다는 얘기도 대통령직인수위위원회 주변에 파다했다. 입각 1순위로 예상되던 인수위원들에게 이 회장의 언론플레이가 곱게 비칠 리 없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시민단체가 이 회장을 배임으로 고발한 것은 검찰수사상 빙산의 일각"이라며 "실제로는 검찰수사의 포커스는 다른 곳에 있으며 손을 볼 것이란 얘기가 나오자 일부 시민단체가 먼저 고발하며 선수를 쳤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친인척이 관련된 지하철 광고판 사업이 적자가 예상된다는 자체 보고서를 무시하고 해당사업체를 인수하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돼 현재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대통령후보로서 적합하지 않다며 비난했던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장의 학교선후배 사이여서 새누리당은 불편해 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조 전 노동분과 부위원장에 대한 사실상 제명은 이 회장의 거취에 대한 사전예고라는 관측이 맞다.
이와관련 조씨는 "제명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직책이 없어졌을 뿐 평당원 신분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노동분과 부위원장 복귀를 위해 현재 간사에게 신청을 준비하는 상태라며 "이 회장과의 어떠한 연관성도 없다"고 말했다.

KT는 이 회장과 관련된 여러 관측에 대해 확인을 위한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KT를 둘러싼 온갖 얘기들이 검찰 수사와 함께 맞물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철학이 통하는 사람을 임명하도록 하라"고 지시까지 더해지면서 뒤숭숭하다.

민영화는 됐지만 정치권 외풍이 여전한 KT의 현실이다. KT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낙하산인사 논란을 빚으며 요직을 차지한 인사들이 여전히 많은 현실이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 1인체제 권력분산 정권 색깔 빼기 = 포스코는 올해부터 대표이사 4인체제로 개편했다. 그동안 회장 1인체제로 운영되던 독단적 경영에 제동을 건 것이다.
 

   
포스코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박기홍 부사장과 김준식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장인환 부사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해 정준양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4명이 '각자 대표이사'로 경영을 책임지도록 개편했다. 정 회장은 전체 사업을 조율하는 조정자 역할로 바뀌었다.

포스코는 신임 대표이사들이 각자 맡은 부문에 대해 책임과 권한을 강화해 부문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이같은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한 것은 그동안 이명박 정권 실세들에 연루됐던 부패 이미지를 지우는 측면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포스코는 정권의 부침에 따라 정치 외풍을 맞아왔다는 비판이 많은 상황에서 정 회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되 오너십이 없다보니 임기중 방만경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도 예방하기 위한 측면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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