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기업용 국제전화 영업도 불법 동원 의혹

[보안뉴스 권 준] KT가 국제전화 정액제 유치를 위해 고객 DB를 불법으로 수집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이번에는 기업용 국제전화 고객 유치를 위해 부당행위를 저질렀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본지는 지난 4월 20일자로 KT가 국제전화 유치를 위해 만든 KT 윈백센터에서 Show 기반 타사이용 고객 40만건 중 3만5천건의 DB를 불법으로 추출해 텔레마케팅용 자료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입수 문건을 바탕으로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보안뉴스가 입수해 공개한 KT 국제전화 관련 내부 문건. 본지는 이 문건을 바탕으로 지난 4월 20일자에서 KT가 국제전화 유치를 위해 만든 KT 윈백센터에서 Show 기반 타사이용고객 40만건 중 3만5천건의 DB를 불법으로 추출해 텔레마케팅용 자료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보안뉴스


그러나 KT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기업용 국제전화 유치를 위해 또 다른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거대 통신기업 KT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입수한 KT 내부 문건에 따르면  ‘현장 컨설팅 활동’이라는 명목 하에 확보한 ‘KT 기업고객 중 경쟁사 이용고객 15,529고객(2012.1월 기준)’에 해당되는  경쟁사 DB를 전달하기 위해 8개 법인지사를 방문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고객 OCP(Optional Calling Plan : 국제전화 할인요금제) 이용율을 높이기 위해 OCP 가입고객 중 타사 이용고객(3,580고객/2012.1월 기준) DB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뉴스가 최근 입수한 KT 국제전화 기업용 고객 유치 관련 내부 문건 ⓒ보안뉴스


KT의 경우, 전국적인 네트워크 망을 활용해 자사망을 사용하는 타사 국제전화 이용자 정보를 KTDS라는 자회사에서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자사 마케팅 및 영업활동을 위해 타사 국제전화를 이용하는 기업고객 정보를 추출 가공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KT의 현장 영업요원들은 KT의 국제전화인 001 외에 타사의 국제전화를 사용하는 기업고객 DB를 KTDS에서 추출해주면 해당기업을 방문하여 영업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에도 ‘관리고객 중 타사 이용 고객자료 DB 정비 및 분석(KTDS 요청)’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KT의 이러한 영업활동은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금지행위) 3항에 따라 설비 등의 제공·공동활용·공동이용·상호접속·공동사용·도매제공 또는 정보의 제공으로 알게 된 다른 전기통신사업자의 정보 등을 자신의 영업활동에 부당하게 유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에 의거해 방송통신위원회는 해당 전기통신사업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불법영업 의혹에 대해 KT에서는 명확한 사실 확인과 함께 신속한 후속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전화 영업 활동’이라는 명목 하에 자사의 네트워크망을 활용, 개인 고객에 이어 타사의 기업용 고객 DB까지 불법 활용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게 법률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방통위에서도 이러한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서도 방통위가 법상에 규정돼 있는 금지행위를 인지하거나 신고를 받았을 경우 조사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사업자의 경우 네트워크 망을 공동으로 활용하더라도 타사의 고객DB를 추출해 영업에 활용하는 것은 명백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라며, “고객정보의 보호를 강조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이러한 영업행위는 법적·윤리적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언급했다.  

[권 준 기자(editor@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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