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 소환 조사 … 노동부 '감독결과' 함구 지시 내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입력 2012.05.17 18:41:29
▲ KT 이석채 회장 ⓒ 연합뉴스노동부는 지난 2월 1일부터 약 한 달간 KT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KT 노동자의 인권침해와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을 적발해 KT 이석채 회장의 소환조사까지를 마치고 조사결과를 검찰에 송치하고도, 특별근로감독 결과의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는 특별감독을 통해 KT의 근로기준법 등의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최근 검찰로 관련 사안을 송치했으며 검찰은 이 사건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관계자는 “본청(노동부)에서 관련 내용을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 “KT가 특별근로감독 결과발표에 불응하고 소송을 제기할 경우 노동부 발표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KT 이석채 회장에 대해 “얼마 전에 소환해 조사를 했다”면서 “소환조사를 했기 때문에 조사를 마쳤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소환시기에 대해서는 “얼마 안됐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기아자동차의 경우 사업자가 수긍했기 때문에 즉시 발표가 가능했지만 이번 건은 다르다. 회사에서 수긍하지 않고 재판(소송 제기)을 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노동부가 최근 KT 대포폰 사건으로 특별감독 결과발표 시기를 정치적으로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부를 비판했다.
조태욱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의 소환조사까지 마친 상황으로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이 다수 적발됐기 때문에 검찰이 사건을 기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조태욱 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이 사용자 측을 대표해 성남지청에서 조사를 받을 때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한다”면서 “이석채 회장이 불법을 부인하더라도 사용자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면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현 노무사는 “한국타이어 사례나 삼성전자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노동부의 특별감독이 사용자측의 면피용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검찰 기소여부는 위반사항이 얼마나 큰 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 노무사는 이어 “노동부가 관련 특별감독보고서에 기소의견을 첨부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확정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KT사측이 처벌을 받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KT 노동자의 인권침해 문제가 제기된 후 노동시민단체들의 고소·고발이 이어지자 지난 2월부터 한달 간 150여개 지사를 대상으로 특별감독을 벌인 바 있다.
KT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KT에서 '인력퇴출프로그램'이 시행된 2006년부터 현재까지 6년 동안 KT 재직·퇴직 노동자 가운데 204명이 숨졌으며, 올 들어서만 17명(퇴직자 포함)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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