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의 목소리

현대차 노조간부 자살 이유 ‘진실게임’ 양상

(펌)현대차 노조간부 자살 이유 '진실게임' 양상
박씨 개인 빚 때문에 월급 가압류… 회사 월급 정상지급

10일 현대차  아산공장이 이틀째 가동중단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 사태의 원인인 노조 간부 박 모씨(49)의 자살 원인을 놓고 현대차 노조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박 씨가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제) 도입으로 전임자 임금지급이 중단돼 생활고를 겪었다는 노조의 주장과 달리 비전임자로 급여 손실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박 씨는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금을 갚지 못해 급여가 가압류되고 살던 아파트도 근저당이 설정된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숨진 박 씨가 노조활동으로 받지 못한 급여는 4시간 수준으로, 수 십 만원에 불과하다"면서 "노조활동 때문이 아니라 급여가 가압류돼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금속노조와 현대차 노조를 비롯한 노동단체 게시판에도 이 같은 주장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오는 9월로 다가온 현대차 노조 지부장 선거를 앞두고 현장 조직이 선명성 경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진실이란 이름으로 글을 올린 한 현대차 조합원은 "주변 동료들에 따르면 (박 씨는)와이프의 몇 차례 사업(음식점) 실패로 빚더미에 앉았고 이에 따라 급여도 차압당하고, 모든 부동산이 압류된 처지에 놓였다고 한다"면서 "고인의 문제를 두고 조직간 선명성 주장과 이전투구의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신중론자라는 아이디의 한 조합원도 "지부장님과 위원회 위원 및 상집간부들은 선동 정치를 하기 이전에 진상 조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면서 "사실관계 안 따져보고 무턱대고 선거운동 하다가는 표를 얻으려다 더 잃는 수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현대차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자살 사건이 지난 7일 시작된 올해 임단협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차조합원 이라는 필명의 한 조합원은 현대차 노조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무조건 라인을 정지하고 회사를 압박하면 그에 따른 임단협 교섭은 사단이 날 수도 있다"면서 "집행부와 아산 지역위는 현 시국의 엄중함을 명심하고 전체 조합원들을 위한 현명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현대차 현장조직 활동가는 "박 씨의 사망은 애도하지만 대다수 조합원들은 이번 라인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제 막 시작된 올해 임단협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지부장 선거도 있기 때문에 임단협을 가급적 빨리 마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