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또 ‘낙하산 인사’ 논란 들끓어

KT, 또 ‘낙하산 인사’ 논란 들끓어
세계일보 | 입력 2010.12.01 19:15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광주





김은혜 前 청와대 대변인 그룹 콘텐츠 전략담당 전무 영입
김규성·이태규씨 등 MB측근, 주요 보직에 이미 대거 포진
민주 "없는 자리 일부러 신설"…"전형적인 위인설관" 비판도

KT가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사진)을 '그룹 콘텐츠 전략 담당'이란 자리까지 신설하며 전무로 받아들여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KT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청와대 인사들을 영입한 전력이 있어 정경유착을 '경영 전략화'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최연소 전무 … KT의 위인설관


1일 KT가 발표한 김 전 대변인의 새 자리는 신설 그룹콘텐츠전략담당 전무다. KT가 내세운 김씨 영입 이유는 '그룹 차원의 콘텐츠 전략 방향 설정 및 관련사업 최적화 및 시너지 창출'. 1971년생으로 KT 최연소 전무가 될 그가 맡게 될 일에 대해 KT는 미디어와 콘텐츠 업무 전체를 관할하며 중장기 전략을 짤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그러나 KT 안팎에선 김씨 영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MBC 기자·앵커를 거쳐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김씨가 IT생태계 조성이 시급한 우리나라 IT산업의 대표 기업인 KT 미디어·콘텐츠 전략을 총괄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예고된 낙하산 인사


김씨 영입설은 수개월 전부터 업계에 파다했다. 심지어 10월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서모 KT본부장이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되면 그 자리는 전 청와대 대변인으로 채울 것이란 이야기가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예언한 대로 실현됐다. 사기업에까지 자기 패거리를 강제로 밀어넣는 MB정권에 하나 더 예언한다"며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에 이르느니라'고 글을 남겼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도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일제히 발표했다.



◆'공수부대'가 된 KT


관련 업계는 김씨 영입을 KT의 정경유착으로 규정하고 있다. 규제산업 특성상 통신사들은 정부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데, KT가 이명박정부 관련 인사들을 여럿 받아들여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

KT에 포진한 이명박정부 관련 인사는 대선 후보 캠프 시절 모바일팀장 김규성 KT엠하우스 사장, 양성평등본부 자문위원장 이춘호 사외이사와 인수위 기후·에너지TF팀장 출신 허증수 사외이사,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출신 이태규 경제경영연구소 전무가 있다.

또 서종렬 전 인수위 전문위원은 KT 미디어 본부장을 거쳐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 후임으로 인터넷진흥원장에 임명됐다. 게다가 공석이 될 KT 전무 자리에 전 청와대 행정관이 대기 중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문방위 소속 민주당 위원들은 이날 "낙하산 논란을 일으키며 이석채 KT회장이 취임한 후 현 정부 핵심 인사들이 KT 고위직에 포진하고 있다"며 "KT는 김은혜 낙하산 인사를 위해 없는 보직까지 새로 만들어 신설부서에 직원은 한 명도 없는 전형적인 위인설관"이라는 성명을 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정책이 숱하게 많은데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방통위를 어려워할지, 방통위가 전 청와대 대변인을 어려워할지 답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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