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직원 깔보기 그만 좀 하자!

경영성과와 임금 그리고 인사고과...

회사는 11월 9일 올(2010년도) 3/4분기 실적을 발표하였다.
3분기 매출은 5조2,334억원이며 영업이익은 5,94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9%와 4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누적실적은 매출 15조42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조7,484억원에 달한다.

그야말로 모든 구성원들이 힘든 조건과 상황속에서 피땀흘려
열심히 일한 결과라는 점에서는 일면 자부심을 느끼게까지 하는
통계수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사상최대의 매출을 달성한 3분기의 기간은 묘하게도
회사측이 임금삭감을 주장하며 2010년도 임금교섭이 형식적이나마
답보와 파행을 거듭하던 시기와 겹치고 있다는 점이 우리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사실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폭증한 요소를 따지자면 누구나
2009년말 5,992명이라는 대규모 인력감축을 통해 인건비 등 비용이
감소된 것을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끝도 없는 인력감축을 통해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면
3주체(고객,사원,주주) 중 내외부 고객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주가치 실현이라는 미명하에 해외투기자본에게 배당액의 절반 이상이
유출되어 왔고 이 과정에서 특히 조합원들은 형식상의 임금동결.
사실상의 임금삭감을 감수하며 고통전담하여 왔다.

조합원의 임금을 동결한 2009년도~2010년도 노사합의서를 보라!

두 합의서는 다음과 같다.

"2009년도 임금은 현 수준을 유지한다”(2009노사합의서)
"2010년도 임금은 현 수준을 유지한다" (2010노사합의서)

토씨하나 다르지 않고
임금부분 합의내용이 동일하다.

작년 대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4%증가한 수치는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보수한도가 작년 대비 45억에서 65억으로
44% 인상된 수치와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말하자면 영업이익의 증가가 경영진의 보수한도 인상과 해외투기자본의
배당증가로만 귀결되고 조합원들은 찬밥신세를 면치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까지의 실정이다.

휴일(토,일) 무급노동과 연차휴가 반납까지 해가며 뼈빠지게 일해도
조합원 1인당 생산성이 이렇고 1인당 매출액이 저렇고를 앵무새처럼
되뇌이며 다그치고 있다.

한마디로 경영진의 자기직원 깔보기가 체화되어 이데올로기화 되어
있는 듯 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임금동결에 서명한 노사합의서를 노조위원장과 CEO가
찬반투표 이전에 전체 직원 앞에 떳떳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것이다.
작년도에는 찬반투표가 끝났음에도 노사합의서 공개를 거부하였다가
노동청으로부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주의.촉구서를
받았으며 올해에는 10월25일 합의서에 서명해 놓고 찬반투표(10/28)가
끝난 다음날인 10월29일 노조홈피 자료실에 슬그머니 공개하였다.

자고로 자기직원 쥐어짜기식으로 인력감축하며 깔보는 행위의 결말은
너무도 명확하다.

‘사람이 미래이고 희망이다’라는 말은 더 이상 고고한 철학자의
이야기가 아니며 상당수 기업의 광고 카피에 등장하는 말이 되었다.
우리 조합원들은 거창한 대접을 받고 싶은 게 아니라 단지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댓가와 인간적 대우를 받고 싶을 뿐이다.

노사합의라는 큰 틀로서 전체 인건비를 결정짓고 회사는 이제 또
인사고과라는 무기를 가지고 조합원들을 평가라는 미명하에 갈라치기
할 것이다.
마치 기업이 대학에서 학점을 세부적으로 평가하여 부여하는 식으로…
대학의 학점부여가 그나마 최소한의 공정성이라도 있다면 우리 회사는
무슨 기준으로 조합원들을 6개의 등급으로 평가할 것인가?

기업에 있어 인사고과의 목표가 잘하는 사람을 더 잘하게 만들고
부족한 직원은 충분한 교육 등을 통해 잘 할 수 있게 만들어 전체적인
생산성을 극대화 시키는데 있다고 한다면 우리 회사의 인사고과는 분명
퇴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 그 동안의 과정이라 할 것이다.

현재 2009년도 인사고과 F등급자 중 33명이 행정소송을, 30명이 민사소송을
집단적으로 진행하며 고과연봉제 F등급의 근로기준법 전액불 지급원칙 위반
여부와 평가의 부당성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명퇴를 거부하였다 하여, 그리고 민주노조를 지향하는
현장활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F등급을 부여받았다는 것이
이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그 동안 임금교섭을 통해 경영진으로부터 ‘자기 직원 깔보기’를 체험한
조합원들이 또 다시 찾아온 인사고과 계절에 약간의 자긍심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퇴출을 전제로 한 현재의 6등급 평가체계를
‘긍정의 힘’이 작동할 수 있는 S,A,B 등의 3등급 체계로
단순화 시켜야 한다.

근본적인 대안은 역시 조합원과 함께하며
균형추 역할을 하는 민주노조가 답이 될 것이다!

2010.11.16.

KT전국민주동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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