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가 다 그런거지 뭐….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단병호(60) 전 민주노동당 의원의 딸 정려(27·사진)씨가 검사가 됐다.

8년5개월간 검찰의 수배를 받거나 구속됐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 그다. 이화여대 법대 4학년이던 2006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정려씨는 다음달 9일부터 창원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다.

그는 29일 “수사 과정에서 많은 얘기를 들어주는 검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황교안 창원지검장은 2002년 2월 정려씨의 아버지를 불법 집회 및 파업 주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황 지검장은 검찰 내의 대표적인 공안 검사다. 공장이 밀집한 창원지역이 노사분규가 잦은 곳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정려씨는 그러나 “(지검장과의 관계가) 일하면서 특별히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실무를 잘 몰라 일단은 여러 가지 사건을 많이 접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사법연수원에서 법조인 교육을 받으며 진로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아버지도 “검사가 되겠다”는 딸의 말에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정려씨는 “처음에 아버지께 말씀을 드리니까 ‘그래, 해라’라고 바로 말씀하지 못하시고 고민하셨다”며 “며칠 후에 ‘해보고 싶으면 해라.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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