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MB 낙하산’ 줄줄이 입성
작성자: 서울 | 조회: 1434회 | 작성: 2009년 3월 12일 12:26 오전 민간기업인 케이티(KT)그룹이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 집합소가 되고 있다. 이석채 케이티 사장이 올 초 낙하산 논란을 빚으며 취임한 데 이어 이명박 정부 쪽 사람들이 자회사 사장과 임원·사외이사 등으로 줄줄이 오고 있다.케이티는 김규성(47·사진) 전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의회 부회장을 엠하우스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11일 밝혔다. 엠하우스는 케이티에프(KTF)의 자회사로, 모바일광고 사업을 하고 있다. 김규성 사장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후보 캠프의 모바일팀장을 맡았다.
케이티에는 이미 이태규 전 이명박 대통령 연설기록비서관이 경영연구소 전무로,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 경제2분과 전문위원 출신의 서종열씨가 미디어본부장(상무)으로 와 있다. 이 전무는 이명박 정부 초기에, 서 본부장은 이석채 사장 취임 뒤에 왔다.
지난 6일 주총에서 새로 선임된 케이티 사외이사 가운데 이춘호 <한국방송> 이사와 허증수 경북대 교수도 낙하산 인사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이사는 이명박 정부 첫 여성부 장관 후보에 올랐다가 부동산 투기 및 축소 신고 의혹을 받아 낙마했다. 허 교수는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가경쟁력강화특위 기후·에너지변화태스크포스팀장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 인천시로부터 향응을 받은 게 문제가 돼 물러났다.
케이티와 같은 지배구조를 가진 업체에서는 사외이사들이 높은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고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남중수 전 케이티 사장과 조영주 전 케이티에프 사장이 협력업체들로부터 부당하게 돈을 받아 구속된 것을 두고도, 사외이사들이 제구실을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았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교수와 허 교수 모두 케이티의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이 안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케이티는 주로 ‘전문임원’이나 자회사 사장으로 낙하산 인사를 받아왔다. 전문임원이란 하부 조직이 없는 임원을 말한다. 조직을 늘리지 않으면서 남의 눈을 피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케이티 관계자는 “아직 남은 자회사와 손자회사 사장과 임원 인사, 케이티에프 합병 뒤의 추가 인사 등을 통해 외부 인사 영입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