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광고 몰아주기 압력 행사에 장·차관들까지 주무른 정황들
출국 후 두 달 넘게 행적 묘연 崔씨 조사 끝날 때 돌아올 가능성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사표
차은택씨가 2014년 8월 열린 '문화가 있는 날' 행사의 하나로 상명대에서 열린 융복합공연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60)씨가 드디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국정농단의 또 다른 축으로 꼽히는 광고감독 차은택(47)씨에게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사업차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씨는 이번주 중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여론 추이를 보면서 귀국 시기를 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 달 이상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씨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사유화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10월 중순 이후에도 국내 언론과 간간이 연락을 주고 받았다. 그는 22일 한국일보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에서 “곧 검찰이 소환조사를 한다고 들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도피는 아니고 한국 문제가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중국에서) 일도 좀 더디게 진행돼 아직도 체류 중”이라고 도피 의혹을 부인했다. 차씨는 28일 KBS와 문자 인터뷰에서는 “다음주 중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최씨가 귀국 의사를 밝힌 당일이어서 모종의 교감이나 시나리오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귀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최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전후해 차씨가 귀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씨의 국정농단 의혹은 날로 커지고 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자신의 측근들을 심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을 뿐 아니라 각종 이권 사업을 기획하고 개입한 것은 물론 장차관 인사까지 주물렀다는 정황과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송성각(58)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최근 포스코 계열 광고사를 인수하려 한 중소기업에 지분을 차씨 측근 회사로 넘기라고 협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31일 옷을 벗었다. 차씨는 또 자신이 만든 광고회사인 아프리카픽쳐스와 더플레이그라운드에 KT 광고를 몰아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심도 받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9월까지 KT 광고 47편 중 20편을 제작했고, KT의 광고담당은 차씨가 활동했던 광고업체 ‘영상인’의 기획실장이었던 이동수 전무다. 금융위원회가 예정에도 없던 금융개혁 캠페인 광고를 아프리카픽처스에 준 부분도 미심쩍은 대목이다.
차씨의 은사인 김종덕(59)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를 문체부 장관으로 밀고, 광고업계에서 일하며 대부로 모시던 송씨를 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되도록 인사에 개입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차씨의 외삼촌이다.
또 문화창조융합본부장 시절 한국관광공사의 한식문화체험관 사업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컨셉트를 변경하고, 이후 20억 가량의 예산 증액이 승인되도록 김종덕 장관과 김상률 수석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날 최순실ㆍ차은택 사업과 관련,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업은 과감한 정리를 포함해 모든 법적ㆍ행적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까지 나서면서 차씨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때문에 그의 해외 도피기간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SKT-CJ헬로 합병에도 비선실세 개입했나…뒤늦게 의혹의 눈길
이정국 기자 jungkook@sbs.co.kr
작성 2016.11.01 06:11
SK그룹이 K스포츠재단의 투자 요구를 거절한 시점을 전후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에 대한 정부 심사 기류도 돌연 부정적으로 바뀐 사실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K스포츠재단의 기업 강제 모금 의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SK그룹이 당시 '비선 실세'의 미움을 산 점이 총력을 기울이던 인수·합병이 무산되는데 모종의 영향을 미친것 아니냐는 의혹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달 30일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이튿날 SK그룹 대관 담당 박모 전무를 조사했습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씨의 지시로 SK그룹에 80억원을 요구했다고 밝혔고, 박 전무는 그와 수차례 만나 의견을 나눈 당사자입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지난 2월 29일부터 4월 20일까지 SK그룹을 세 차례 찾아가 투자를 요구했으나 SK그룹이 30억원을 역제안했고, 최순실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됐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무도 검찰 조사에서 K스포츠재단의 투자 요구 사실을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의 말이 진실이라면, SK그룹의 K스포츠재단 투자가 최종 무산된 것은 SK텔레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허용을 요청한 지 140일째 되던 날로, '조건부 허용'이 유력하던 때였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공정위 심사는 이후 차일피일 미뤄지다 7월 4일이 돼서야 불허로 전격 결론이 났습니다.
공정위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아 이튿날까지 모든 언론 매체가 조건부 허용이라고 오보를 할 정도로 예상치 못한 결론이었습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반대로 인수·합병이 좌절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인수·합병 저지에 사활을 걸었던 경쟁사 KT에는 차은택씨와 친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수씨가 IMC 본부장(전무)으로 재직했고, 올해 2∼9월 차씨가 KT 영상 광고 6건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7월 말에는 KT가 승마, 경마 등 말 산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겠다며 한국마사회와 계약을 체결했고, 황창규 KT 회장이 직접 현명관 마사회 회장과 만난 사실도 뒤늦게 눈길을 끕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이례적인 불허 조치 배경에 뭔가 있었던 것 아닌가 곱씹어보게 된다"며 "비선 실세가 개입했을 개연성이 있지 않은가 의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최순실씨가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에 개입했을 개연성을 뒷받침 해줄 구체적 물증은 아직 없습니다.
업계 일각에서 나오는 이러한 관측이 단순히 '오비이락'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자체가 상식을 초월하는 사건의 연속이란 점에서 이동통신 업계에서 나오는 이같은 의혹도 검찰이 들여다 볼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865084&plink=ORI&cooper=DAUM&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