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KT, 공격적 경영?…자회사 앞세운 ‘꼼수’ 논란
작성자: 최종관리자 | 조회: 163회 | 작성: 2020년 6월 3일 12:08 오전KT, 공격적 경영?…자회사 앞세운 ‘꼼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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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KT가 구현모 사장 취임 후 공격적 경영의 일환으로 케이블TV 인수 등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국회, 정부 등과 약속했던 사안을 번복해 ‘말 바꾸기’ 논란이 예상된다. KT 측은 KT스카이라이프의 판단에 따른 것이란 입장을 내놨지만 일각에선 KT가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를 앞세워 우회적으로 케이블인수에 나선 ‘꼼수’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26일 현대HCN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케이블TV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앞서 KT는 지난해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를 타진하다 국회와 정부의 합산규제 일몰 후 유료방송 독점 우려에 추진하던 계획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KT가 가입자 확대 수단으로 KT스카이라이프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스카이라이프를 KT에서 분리하거나 지분매각 등을 통해 공공성을 확대하는 추가적인 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케이블TV 인수 등으로 몸집을 불리는 상업적 행보는 옳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에 KT는 과방위 여야 간사에게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케이블TV 인수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KT스카이라이프 공공성 확보 방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합산규제 일몰 후속대책 논의가 지지부진한 규제공백 상황을 틈타 또다시 KT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TV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정부와 했던 약속을 스스로 뒤집은 셈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KT스카이라이프에 문의하라”며 선을 그었다. 국회와 정부에 제출한 약속을 뒤집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인수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다. 결정의 주체는 KT스카이라이프로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어려운 유료방송시장에서 생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현대HCN 예비 입찰에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모기업인 KT와는 별개로 KT스카이라이프가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KT의 동의 없이’란 말은 하지 않았다”며 KT의 의지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송재성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은 “지난해 KT가 KT스카이라이프 공공성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문건에 정확히 어떤 문구나 취지, 조건을 달았는지를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블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HCN 인수에 KT가 직접 나서는 대신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이를 추진하는 우회 접근 방식을 택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라며 “시장독점 방지를 위해 합산규제 대안 논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KT의 ‘말 바꾸기’는 이것 뿐만이 아니다. KT는 오는 3분기를 목표로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정부 등록절차를 완료하면 KT는 기존 KT엠모바일과 함께 두 개의 알뜰폰 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도 KT는 스스로의 주장을 번복했다. KT는 지난해 LG유플러스가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할 당시 알뜰폰 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며 ‘1사 1알뜰폰(MVNO)’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불과 1년도 안 돼 스스로의 주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한 것은 KT스카이라이프 측에 문의하라”며 자회사에 공을 넘겼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정확한 시기는 모르지만 알뜰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1사 1알뜰폰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 계열회사 알뜰폰 가입자 수 총합이 전체 알뜰폰 시장의 점유율 50%를 넘지 못하도록 등록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현재 통신 3사 계열 알뜰폰 가입자 점유율은 약 35%에 달한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까지 알뜰폰에 가세할 경우 통신사 계열 알뜰폰 점유율이 상한선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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