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시점에 공감해야 할것들…

"유선전화 가입자가 하루에도 5000~6000명씩 엄청나게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비상국면에서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가 여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27일 이석채 통합 KT 회장의 말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KT-KTF의) 합병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재는 거의 전쟁상황"이라며 "전쟁터에서 낙오되지 않고, 위대한
기업으로 가려면 KT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피와 땀과 눈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주총에서 첫 번째 안건인 KTF와의 합병계약에 대한 이 회장의 설명이 끝나자, 일부 주주는 "직원들이 합병에
따른 회사 차원의 해고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구조조정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미 IBM도 대통령 약속 안 지키는데..."

이에 이 회장은 "미국 IBM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약속해놓고, 하루만에 5000개의 일자리를 인도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면서 "우리보다 훨씬 나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정도로 현재는 전쟁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생존 환경을 전쟁터에 비유하면서, "전쟁터에서 이탈하지 않고 싸워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조직 내 위계
질서와 규칙이 있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모두 무너진다"
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특히 최근 유선전화시장에서 가입자가 큰 폭으로 이탈하는 것을 우려하면서 "이 상황에서 (조직에) 마이너스가 되는
행동에 대해선 단호하게 응징할 수밖에 없다
"고 강조했다.

이에 일부 주주가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해고는 없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묻자, 이 회장은 다시 '전쟁'이라는 용어를 들며 "기업과 조직은 전쟁이며,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엄격한 규율이 있다"면서 "이를 어길 때는 적법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답했다.

회사 차원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재차 확인하면서도, 향후 조직개편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엄정한 인사관리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도 밝힌 셈이다.

"하루에도 유선전화 가입자 5천~6천명 빠져나가... 지금은 전쟁 상황"

이 회장은 "우리 종업원들이 지금보다 훨씬 일을 많이 해야 하고, 생산성도 높여야 한다"면서 "자신이 주인인 회사를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하며, 이 같은 대열에 낙오되는 사람은 세 번까지 기회를 주겠지만, 그래도 기여를 하지 못할 경우 본인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또 다른 주주는 첫 번째 안건 처리 과정에서 제때 발언권을 얻지 못하자, "주총 진행방식이 비민주적"이라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두 번째 안건인 정관변경 내용 가운데, 향후 통합 KT가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에 진출하면서 자회사를 만들 것인지 여부를 물었다.

이에 이 회장은 "1번 안건에 대해 참석하신 주주의 98%가 찬성했으며, 박수로서 안건을 정식으로 통과했다"면서 "비민주적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향후 올뉴 KT에서 그린 IT사업을 추진할 예정인데, 현재로선 별도의 자회사가 필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 KT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직접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자회사 설립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통합 KT'를 승인하는 임시 주총은 일부 소수 주주들의 합병에 따른 인력조정에 대한 질문 이외 별다른 내용 없이 45분여만에 끝이 났다. KT와 함께 KTF도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KT와의 합병을 공식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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